올해 3분기(7∼9월) 한국 경제가 전 분기보다 0.6% 성장하는 데 그쳤다. 0.7%로 발표됐던 속보치보다 0.1%포인트(p) 하락한 것이다.
삼성 갤럭시노트7 리콜과 자동차업계 파업으로 제조업이 7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0.9%)을 기록했고 작년 4분기(0.7%)부터 4분기 연속으로 0%대 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해 저성장 장기화 가능성이 커졌다. 3분기 국민총소득(GNI)도 0.4% 줄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2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잠정치’를 보면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377조6,445억원(계절조정계열 기준)으로 전 분기보다 0.6% 증가했다. 지난 2분기 성장률 0.8%보다 0.2%포인트, 10월 발표했던 3분기 성장률 속보치 0.7%보다 0.1%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이에 따라 GDP 성장률은 작년 4분기 0.7%를 기록한 이래 4개 분기째 0%대에 머물렀다. 1.2%를 기록했던 지난해 3분기를 제외하면 2014년 2분기(0.6%)부터 0%대 성장률이 이어졌다.
올해 3분기의 작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2.6%로 집계돼 2분기의 전년동기 대비 성장률 3.3%보다 크게 하락했다. 3분기 성장률의 소폭 하락은 개별소비세 인하가 끝나면서 소비증가세가 둔화한 데다 자동차업계의 파업,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 등이 반영된 결과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2분기 1.0%에서 3분기 0.5%로 떨어졌다. 그나마 정부의 추경 집행 등으로 정부소비 증가율은 2분기 0.1%에서 3분기에는 1.4%로 상승했다.
건설투자는 3.5% 증가해 3분기 속보치 3.9%보다 낮아졌다. 반면 속보치에서 0.1% 감소로 집계됐던 설비투자는 0.2% 증가로 돌아섰다.
수출은 반도체와 화학제품 등이 늘어 0.6% 증가했다. 하지만 속보치(0.8%)보다는 증가세가 둔화됐다. 수입은 기계류, 거주자 국외 소비 등을 중심으로 2.8% 증가했다.
3분기 제조업 성장률 -0.9%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2.5%) 이후 7년 6개월(30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건설업은 2분기 1.0%에서 3분기 3.7%로 성장세가 빨라졌다. 서비스업은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정보통신업 등이 늘어 0.9% 성장했다.
경제활동별 성장기여도를 보면 내수는 1.4%포인트였으나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0.8%포인트로 집계됐다.
3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 분기 대비 0.4% 감소했다. GNI는 앞서 2분기에도 0.4% 줄었는데 2분기 연속 감소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GNI의 감소는 수출품 가격이 수입품 가격보다 큰 폭으로 내려 교역조건이 악화된 이유 때문이다.
3분기 총저축률은 34.8%로 2분기(35.5%)보다 0.7%p 하락했다. 국내 총투자율은 29.9%로 2분기(28.7%)보다 1.2%p 올랐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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