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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 마지막 목소리 “연료가 바닥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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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 마지막 목소리 “연료가 바닥났다”

입력
2016.12.0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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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 비행기 블랙박스 음성 공개

당국, 연료 부족 확인… 조사 착수

샤페코엔시 “포기 않는다” 의지

29일 메데인 인근 산악지대에 추락한 브라질 항공기 사고 현장에서 구조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메데인=AP 연합뉴스
29일 메데인 인근 산악지대에 추락한 브라질 항공기 사고 현장에서 구조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메데인=AP 연합뉴스

브라질 프로축구팀 선수 등 71명이 사망한 여객기 사고는 계획된 중간 급유를 받지 못해 연료가 바닥나면서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기 조종사가 추락 직전 “연료가 바닥났다”고 절박하게 외친 블랙박스 파일까지 공개되면서 현지 팬들의 슬픔은 분노로 뒤바뀌는 분위기다.

브라질 일간 오글로보는 30일(현지시간) “콜롬비아 항공당국이 사고 여객기의 연료탱크가 텅 비었음을 확인하고 조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사고기가 당초 브라질 상파울로에서 샤페코엔시 선수 등을 태우고 출발해 콜롬비아로 향하는 과정에서 볼리비아 코비하 공항에서 중간 급유를 계획했지만, “공항이 야간에 문을 닫아 보급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만약 보도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71명의 목숨을 앗아간 참사는 연료 부족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일어난 인재(人災)가 되는 셈이다.

이날 공개된 사고기 조종사와 관제탑과의 교신 내용을 담은 블랙박스 음성파일에서도 조종사는 ‘연료부족’을 호소했다. 조종사는 “연료가 부족하다. 비행기 통제를 잃었다”고 착륙 허가를 요청했다. 하지만 메데인시 외곽 마리아 코르도바 공항 관제탑은 기체 이상으로 선회한 다른 비행기가 우선 착륙권을 가지고 있어 7분동안 기다려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에 사고기 조종사는 착륙 대기 상태로 선회 비행을 하는 동안 전기 결함과 연료 고갈을 거듭 호소했다. 특히 추락 4분 전에는 절박한 목소리로 “전기가 완전히 고장 났다. 연료 부족”이라며 “진로를 달라, 관제사, 착륙 진로를 달라”고 외쳤고 이를 마지막으로 여객기는 공항 인근 산악지대 3,300m 중턱에 추락했다.

샤페코엔시 팬들의 슬픔은 분노로 확산되고 있다. 샤페코엔시 유소년팀원 나탈리 페란티(16)는 “탑승객들과 샤페코엔시팀을 끝내버린 실수였다”며 분노를 표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브라질 전역을 휩쓰는 팬들의 슬픔이 분노로 뒤바뀌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브라질 소도시 샤페쿠를 연고로 1973년 창단한 샤페코엔시는 2014년 처음 브라질 1부리그에 진출한 뒤 올해는 코파 수다메리카나 대회 결승전까지 진출하며 신데렐라 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미 CNN 방송은 “동화 같은 축구 스토리가 상상할 수 없는 비극으로 끝났다”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샤페코엔시 구단 측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구단 측은 “참사를 당한 동료를 기리고 그들의 가족을 위해서 우리는 팀을 일으켜 세우겠다”고 말했다. 은퇴를 고려하던 베테랑 골키퍼 니바우두(42)는 필드에 남기로 했고, 다른 팀으로 이적 계약을 진행하던 또 다른 골키퍼 마르셀루 보에크와 몇몇 선수들은 이적을 재고하겠다고 밝혔다. 브라질 주요 클럽들은 “샤페코엔시 재건을 위해 선수를 임대하겠다”고 나섰으며, 상파울루, 플라멩구 등 브라질 유명 클럽 등은 브라질축구협회에 샤페코엔시를 2부 리그로 강등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정지용 기자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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