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관 내부 전소ㆍ초가지붕도 일부 소실
용의자, 4년 전 노태우 전대통령 생가 방화
9년 전 서울 송파 삼전도비 훼손 전력
4년 전 노태우 전대통령 생가 방화 전력을 가진 40대가 이번엔 경북 구미시에 있는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 불을 질렀다.
1일 오후 3시15분쯤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불이 나 생가 일부를 태우고 출동한 소방대에 의해 10여 분 만에 진화됐다.
이날 불로 생가 내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 영정 사진이 훼손됐고, 추모행사를 거행하는 추모관 내부를 모두 태웠다. 또 박 전 대통령이 태어나 공부한 초가 지붕 일부가 불에 탔다.
경찰은 화재 직후 현장에서 배회중이던 백모(48ㆍ경기 수원시)씨를 방화용의자로 붙잡아 조사 중이다. 경찰조사 결과 백씨는 이날 열차편으로 구미에 도착, 미리 준비한 시너를 들이붓고 불을 붙였다.
백씨는 경찰 조사에서 "박 대통령이 하야하든지, 하야를 안 할 것이라면 자결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 방화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화재 직후 "박근혜는 자결하라. 아버지 얼굴에 똥칠하지 말고"라는 글이 쓰인 방명록을 확보했다.
백씨는 또 2012년 12월 대구 동구 신용동 노태우 전 대통령 생가 방화화 2007년 서울 송파구 삼전도비(三田渡碑, 청태종 송덕비) 훼손범과 동일인으로 밝혀졌다.
백씨는 2012년 당시 화재 현장에 ‘정의실천행동당’ 명의로 된 ‘노태우를 단죄하며…’라는 제목의 A4용지 2장의 편지를 남겼다.
편지에는 “반란군의 수괴이며, 쿠데타를 일으킨 도적의 똘마니… 다시는 너처럼 대통령직을 이용해서 국민의 재산을 훔치는 도적놈이 태어나지 않기를 바라면서 너의 생가에 불을 지른다”고 적었다.
경찰은 백씨를 방화혐의로 입건, 정확한 사건경위를 조사한 뒤 2일 중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구미=추종호기자 c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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