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되어주세요] 90. 4개월 혼종견 까만콩
까만콩(혼종견·암컷)은 지난 7월 문을 닫은 경기 화성 사설보호소인 ‘희망이네’출신 어미개에게서 태어났습니다. 이전에 이 코너에 소개됐던 ‘꽥순’도 희망이네에서 태어난 강아지였는데요. 이 보호소는 동물단체 카라와 협의한 개체 수, 환경 관리 기준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지원을 받지 못했고 결국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보호소가 폐쇄되면서 어미개는 다른 위탁 보호소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임신을 한 상태였고, 8월8일 이동한 보호소에서 일곱 마리의 새끼를 낳게 되었죠. 어미개는 굉장히 불안정해 했고 새끼들을 돌보기는커녕 공격까지 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여섯 마리는 어미개에게 물리거나 굶어서 죽었고, 까만콩만 구조해 생명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구조 당시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상태였던 까만콩은 얼마나 배가 고팠는지 바닥의 흙을 주어 먹어 입과 목구멍까지 흙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팔과 눈은 어미에게 물려 상처가 나 피고름이 차 있는 상태였죠. 3개월간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끝에 10월말부터 서울 잔다리로 카라의 사무실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구조 당시 손바닥안에 들어갈 정도로 작아서 까만콩이라는 이름이 생겼는데 덩치도 커지고 노는 걸 좋아하는 ‘개너자이저 개린이’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애교가 많고 사람을 좋아하는 데다 장난감 물어오기 등 노는 것을 엄청 좋아한다고 합니다. 자기만 바라봐 달라며 질투까지 부릴 줄 안다고 해요.
현재 6.5㎏인 까만콩은 앞으로 다 크면 13~15㎏의 중형견이 될 거라고 해요. 충분한 산책과 가족의 사랑이 있다면 실내에서 함께 사는 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크기입니다. 태어난 이후 병원 생활이 전부인 까만콩에게 사랑으로 평생을 돌봐줄 가족을 기다립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꽥순 사연 보기: 문닫은 사설보호소에서 구조된 애교쟁이 강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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