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4분기 들어 또다시 하강세로 꺾이는 모습이다. 3분기까지 근근이 버텨왔던 산업활동부터 심상찮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국내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8% 감소했던 9월에 비해서도 0.4% 추가 감소했다. 산업생산의 2개월 연속 감소는 지난해 10~11월 이후 1년 만이다. 일단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 조선ㆍ해운 구조조정, 철도 파업 등이 겹친 여파다. 11월 지표부터 반영될 ‘김영란법’과 ‘최순실 사태’의 영향을 감안하면 상황은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역시 향후 경기 우려를 숨기지 못했다. 유 부총리는 이날 경제장관회의에서 “미국 대선 이후 대외변동성 확대와 국내 정치상황에 따른 소비ㆍ투자심리 위축으로 (경기의) 추가 하방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당장 트럼프 정권 출범으로 미국의 무역공세가 본격화하면 가뜩이나 어려운 수출은 더욱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직접적 대미 수출은 물론, 중국의 대미 수출 위축에 따른 대중 중간재 수출 역시 감소가 예상된다.
미국 금리상승과 달러 강세도 국내 경기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벌써부터 미국 국채금리 상승이 국내 채권금리 상승을 이끌며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국내 금융시장은 물론, 부동산 및 내수 경기도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최순실 사태에 따른 국정공백이 기약 없이 이어질 경우, 수출과 내수, 투자 등 성장의 3대 축이 자칫 대책 없이 붕괴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점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9일 최순실 사태와 김영란법 등을 악재로 평가해 내년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을 지난 6월 3.0%에서 2.6%로 무려 0.4%포인트나 낮췄다. 이어 모건스탠리증권은 성장률이 내년 2.3%, 2018년 2.0%로 낮아질 것이란 충격적 전망까지 내놨다. 안팎의 도전을 헤쳐 갈 경제 리더십 재건이 더욱 시급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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