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정치 동향 얘기 나눠
개헌 등 입장 갖고 오라 조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최 측근인 김원수 유엔 사무차장이 최근 국내에 들어와 정치권 인사들을 두루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순실 게이트’ 파문으로 국내 정치 상황이 요동치면서 반 총장이 측근을 통해 정국 동향을 탐문한 것으로 보인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30일 YTN에 출연해 최근 국내를 방문한 김 사무차장을 만나 “국내 정치 동향, 반 총장의 남은 임기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다”며 “국내 정치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서로 걱정을 나눴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반 총장의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반 총장이 최종적으로 대통령 선거에 뛰어들지 여부는 아직 모르겠지만, 적어도 4가지 대답을 들고 와야 한다는 건 전달한 바 있다”며 “일자리, 양극화, 고령화, 그리고 개헌 문제에 대해 반 총장이 입장을 가지고 들어오시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고 밝혔다.
김 사무차장은 지난 15~20일 한국에 체류하면서 17~18일 제주도에서 열린 한ㆍ유엔 군축ㆍ비확산 회의 등에 참석했다. 김 차장은 공식 행사 외에 정 원내대표를 비롯해서 정치권 인사들을 두루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김 차장이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정치권 동향을 파악해 간 것으로 안다”며 “반 총장이 대선 출마 자체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국내 정치 기반이 약한 반 총장으로선 조직적 기반이 될 수 있는 여권이 심각한 내분에 휩싸여 대선 출마의 리스크가 커진 상황이다. 올해 12월 31일로 사무총장 임기가 만료되는 반 총장은 내년 1월 중순께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최근의 국내 정치 상황 급변으로 귀국 시기를 비롯해 퇴임 이후 일정을 재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 총장이 귀국 일정을 앞당기면 적극적인 대선 출마 신호로 읽힐 수 있으나, 출마 의지가 약할 경우 귀국 일정을 늦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송용창기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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