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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가치 뚝… 1달러=7위안 돌파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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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가치 뚝… 1달러=7위안 돌파 초읽기

입력
2016.11.3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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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 이후 환율 1.52% 올라

최근 달러당 6.9168위안까지 상승

골드만삭스 내년 7.30위안 전망

“중 정부 환율조작국 지정 대비

수출방어 목적 약세 묵인” 분석

한국제품 수출 경쟁력 약화 우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 이후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며 ‘1달러당 7위안’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중국 정부가 환율조작국 지정에 대비하고 수출을 방어할 목적으로 위안화 약세를 용인하면서 이를 바라보는 우리나라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30일 중국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센터 등에 따르면 트럼프가 당선된 9일(달러당 6.7832위안) 이후 이날(6.8865위안)까지 15거래일 동안 달러당 위안화 환율은 1.52% 상승했다. 위안화 환율이 상승했다는 건 그만큼 위안화의 가치가 떨어졌다는 뜻이다. 지난 25일에는 달러당 6.9168위안으로 2008년 6월11일(6.9209위안)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7위안 목전에 다가서기도 했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는 건 트럼프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뒤 달러화가 급격한 강세를 보이는 것에 대한 반작용이다. 실제 미국 대선 직전까지만 해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97.78 수준에 머물던 달러화 가치는 24일 101.70까지 오르며 2003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2월 확실시 되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여기에 영향을 미쳤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환율방어에 나서기보단 위안화 약세를 묵인하는 모습”이라며 “트럼프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사전에 위안화 가치를 충분히 낮춰 환율조작국에 이름을 올리더라도 환율 불이익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시장에서는 위안화 환율이 연내에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하는 것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골드만삭스는 위안화 환율이 6개월 뒤 달러당 7.15위안, 1년 뒤 달러당 7.30위안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계 투자은행(IB)인 미즈호증권도 위안화 환율의 올해ㆍ내년 연말 전망치를 각각 달러당 7.0위안ㆍ7.3위안으로 제시했다.

변수는 자본유출이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져 중국에 쏟아져 들어와있는 외국인 자금이 급격히 이탈하면 중국 정부로서도 감당이 쉽지 않다. 중국 정부가 내년 9월까지 인수합병(M&A) 등 자국 기업의 100억 달러 이상 해외 투자, 국영기업의 10억 달러 이상 국외 부동산 투자 제한을 골자로 한 해외투자 규제 방안을 검토 중인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 해도, 환율의 방향을 바꿔놓을 정도의 급격한 조치를 취하지는 않을 거라는 게 대체적인 예상이다.

가팔라지는 위안화 약세는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는 부담 요인이다. 대중국 수출이 늘어날 수 있지만 중국 외 시장에서는 위안화 절하로 가격경쟁력이 높아진 중국 제품과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시장에서 한국과 중국 제품의 수출 경합도는 2004년 0.533에서 2014년 0.592로 높아졌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는 “미국이 중국에게 위안화 절상압력을 넣으면서 대미 무역흑자국인 우리나라에도 원화가치를 높이라고 강요할 수 있다”며 “이는 한국 기업들에겐 이중고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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