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청와대에서 100m 거리인 분수대 앞까지 행진을 해서는 안 된다고 재차 확인했다. 다만 앞선 집회에서와 마찬가지로 청운효자동 주민센터까지는 허용하면서 시간은 오후 8시까지로 늘려줬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강석규)는 30일 전국 400여개의 단체로 이뤄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서울종로경찰서장을 상대로 낸 옥외집회금지통고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청와대 앞 100m까지의 행진은 불허하면서 청와대 앞 200m인 청운효자동 주민센터까지의 행진 및 집회는 보도를 이용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시간은 기존에 법원에서 인정됐던 오후 5시30분보다 2시간30분 늘었다. 주최 측 신청 시간을 다 인정한 것이다.
재판부는 "헌법상 집회의 자유는 시간과 장소, 방법과 목적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내용으로 한다"며 "개인이나 단체가 계획한 집회ㆍ시위가 전면적으로 제한되는 것 자체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금지통고한 처분의 효력을 모두 정지할 경우 인근 주민들의 주거 평온이나 시민들의 통행권, 인근 교통소통, 국가중요시설 방호 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사정도 인정된다"며 일부만 받아들인 이유를 설명했다.
주최 측은 30일 오후 1시50분부터 오후 8시까지 집회ㆍ행진을 하겠다며 28일 경찰에 신고했다.
주최 측이 신고한 내용은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 앞 인도와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집회, 오후 3시30분 세종문화회관 옆에서 출발해 경복궁역 사거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를 지나 청와대 사랑채 앞 분수대까지 가는 행진이었다.
그러나 경찰은 신고장소가 하루 평균 교통소통량이 매우 많으며 시민들로 번잡하다는 등 이유로 세종문화회관 옆 계단에서의 집회를 제외한 나머지에 대해 금지통고를 했다.
경찰은 특히 행진로에 포함된 청와대 분수대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상 대통령 관저로부터 100m 이내 지역이기 때문에 '절대적 집회금지 장소'라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주최 측은 "5차 촛불집회 때 신고한 집회ㆍ행진을 금지한 것보다 더 넓다"고 반발하며 법원에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재판부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 역시 이날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전교조는 이날 오후 4시 서울광장을 출발해 청운효자동 주민센터를 거쳐 광화문광장으로 행진할 수 있다. 시간은 오후 5시30분까지다.
경찰은 시민불편 최소화 및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종로구 내자동로터리까지만 행진하라고 조건을 달아 통고했지만 법원은 심각한 교통불편이 있을 거라고 보지는 않았다.
한편 법원은 전날 유성기업 범시민대책위(유성기업범대위)가 경찰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에서도 청와대 사랑채 앞 분수대까지 행진해 집회를 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았다. 다만 청와대 앞 200m거리인 청운효자동 주민센터까지는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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