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190.5㎝의 단신 가드
올 시즌 8번째 트리플더블
지난 시즌 스테판 커리(28ㆍ골든스테이트)가 미국프로농구(NBA) 무대를 평정했다면 올 시즌의 주인공은 단연 러셀 웨스트브룩(28ㆍ오클라호마시티)이다.
웨스트브룩은 그야말로‘밥 먹듯’ 트리플더블(한 경기에서 한 선수가 득점ㆍ리바운드ㆍ어시스트ㆍ가로채기ㆍ블록슛 중 3개 부문에서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것)을 달성하고 있는 팔방미인이다. 그는 최근 3경기 연속 트리플더블로 시즌 8번째 트리플더블을 작성했는데 이는 자신을 제외한 올 시즌 NBA 전체 선수들이 기록한 트리플더블 횟수와 같다. 또 지난 2015~16시즌 자신의 트리플더블 횟수(18회)의 절반 가까이를 시즌의 4분의 1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해내 놀라운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현재 웨스트브룩은 통산 45개의 트리플더블로 르브론 제임스(32ㆍ클리블랜드)와 함께 역대 공동 6위에 올라 있다. 현재 페이스를 고려하면 통산 3위인 제이슨 키드(107회)의 기록은 은퇴 전에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단일 시즌 ‘평균 트리플더블’의 대기록을 향해서도 순항하고 있다. 올 시즌 웨스트브룩은 평균 30.9점에 10.3리바운드 11.3어시스트를 올리고 있는데 얼마나 어려운 기록인지는 사례가 말해준다. NBA 역사상 시즌 평균 트리플더블을 기록했던 선수는 단 한 명뿐이다. 1961~62시즌에 당시 신시내티 로열즈의 오스카 로버트슨은 시즌 평균 30.8점에 12.5리바운드, 11.4어시스트를 기록한 바 있다. 이후로는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도, 코비 브라이언트도 넘보지 못한 기록이다.
아울러 웨스트브룩은 로버트슨이 기록한 단일 시즌 최다 트리플더블(41회)에도 도전해 볼 만하다. 웨스트브룩은 올 시즌 19경기에서 트리플더블을 8번 달성해 산술적으로는 충분히 근접할 수 있다.
55년 만의 시즌 평균 트리플더블을 비롯해 각종 기록 사냥의 관건은 키 190.5㎝의 단신 가드 웨스트브룩의 리바운드 능력에 달렸다. 올 시즌 NBA에서 평균 두 자릿수 리바운드를 기록 중인 선수는 총 15명인데 이 중 빅맨이 아닌 선수는 웨스트브룩이 유일하다. 웨스트브룩은 타고난 센스와 탁월한 위치선정 능력으로 ‘신장=리바운드’ 등식이 성립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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