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7 단종ㆍ車수출 부진 등 탓
공장 가동률도 금융위기 수준
소비만 반짝 상승… 지속 힘들어
유일호 “추가 하방 위험” 우려

조선ㆍ해운업 구조조정, 삼성 갤럭시노트7 단종, 철도파업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산업생산이 2개월 연속 뒷걸음질쳤다. 공장 가동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으로 떨어졌다. 투자 역시 줄었다. 그나마 소비가 반짝 반등했지만, ‘코리아 세일페스타’ 등 임시처방에 기댄 것이어서 오래 지속되기는 힘들어 보인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0월 전체 산업생산은 9월에 비해 0.4% 감소했다. 9월(-0.8%)에 이어 두 달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다. 전체 산업생산이 2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작년 10월과 11월 이후 근 1년 만이다.
광공업(제조업)과 서비스업이 동반 부진했다. 특히 광공업생산은 갤럭시노트 7 단종과 자동차 수출 부진, 조선ㆍ해운 구조조정 등으로 전월 대비 하락폭이 1.7%에 달했다. 멈춰서는 공장도 늘어나면서 제조업 평균 가동률도 전달보다 1.3%포인트 하락한 70.3%에 그쳤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69.9%)과 비슷한 수준이다. 서비스업 생산 역시 전달 보다 0.2% 줄며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철도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운수업이 2.0% 감소한 영향이 컸다.
올 들어 10개월 중 전체 산업생산은 마이너스 성장이 4번(1, 4, 9, 10월)이었고 제로성장이 2번(7, 8월), 0%대 성장이 3번(2, 3, 6월)이었다. 5월(2.0% 증가)을 제외하면 정체 내지는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투자 또한 위축되고 있다. 설비투자가 전달보다 0.4% 감소했고, 건설기성(공사실적) 역시 0.8% 줄었다.
그나마 소비는 반짝 성장세를 보였다.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는 승용차 등 내구재(10.8%),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3.0%), 의복 등 준내구재(3.2%) 등이 모두 늘면서 전달에 비해 5.2% 증가했다. 1995년 12월(6.9%) 이후 최대폭 증가이지만, 마냥 반길 수는 없다. 9월의 저조한 수치(-4.5%)에 따른 기저효과가 컸을 뿐 아니라 9월말~10월초 코리아 세일페스타로 인한 일시적 정책효과의 영향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미국 대선 이후 대외변동성 확대와 국내 정치 상황에 따른 소비 및 투자심리 위축으로 추가적인 하방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대내외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수습할 컨트롤타워가 없어 당분간 경기가 반등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윤석헌 서울대 객원교수는 “지금은 이 상황을 타개할 특단의 정책을 과감하게 시행해야 하는데 컨트롤타워가 없다 보니 다들 우왕좌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정치적 혼란이 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위기 시 적기에 대응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라며 “내년 경제는 더욱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종=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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