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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몸값 100억 시대… 에이전트 활성화 공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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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몸값 100억 시대… 에이전트 활성화 공감대

입력
2016.11.30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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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SK와 4년 85억원에 재계약 한 FA 김광현. SK 제공
프로야구 SK와 4년 85억원에 재계약 한 FA 김광현. SK 제공

최근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은 매년 ‘억소리’가 난다.

외야수 최형우(33)는 4년 총액 100억원에 KIA와 도장을 찍어 FA 제도를 처음 도입한 1999년 이후 17년 만에 100억원의 벽을 깼다. 지난 29일 미국 진출 꿈을 접고 SK와 4년 85억원에 재계약 한 투수 김광현(28)도 공개되지 않은 ‘옵션’을 달성할 경우 총액 100억원을 넘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FA의 몸값 폭등은 근본적으로 구단간 영입 경쟁에서 비롯됐다. 그리고 이면에는 선수들의 ‘비선(秘線) 에이전트’가 물밑에서 움직인 영향도 있었다는 것이 야구계 안팎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스포츠 에이전트는 선수를 대신해 구단과 연봉 협상을 하고 광고 출연이나 마케팅 활동 등을 담당하는 대리인을 일컫는데, 프로야구는 에이전트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2001년 에이전트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으나 시행 시기 미합의 및 절차 규정 미비 등을 이유로 제도 시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 축구 야구 농구 배구 4대 프로스포츠 가운데 에이전트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종목은 프로축구가 유일하다.

그러나 웬만한 프로야구 선수들 곁에는 에이전트가 존재한다. 에이전트를 인정하지 않는 현실상 대다수 에이전트는 ‘조용히’ 움직인다. 실제 한 선수는 “에이전트 제도가 시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연봉 협상을 위해 객관적인 자료를 제공하거나 스폰서를 연결해주는 등 간단한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부 특급 FA의 에이전트는 행동이 달라진다. 구단과 협상에서 당당하게 테이블에 앉는 경우도 있다. 선수들도 ‘에이전트를 동석하게 해달라’, ‘나 말고 에이전트와 얘기를 나눠라’고 협상을 떠넘기기도 한다. SK 구단 관계자는 29일 김광현과 계약하기 위해 에이전시 회사가 위치한 서울 홍대입구로 찾아가 사인하기도 했다. 계약 발표도 에이전트가 특정일을 먼저 제시해 구단이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내용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구단은 이날 오후에 곧바로 발표했다.

현재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프로야구선수협회는 에이전트 제도 도입을 위해 꾸준히 시행세칙을 논의 중이며, 이르면 2017년 시즌 후 겨울부터 공식적으로 에이전트를 인정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런 가운데 일부 에이전트가 협상에 주도적으로 나서는 행동으로 벌써부터 논란을 키울 필요가 있느냐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KBO 관계자는 “에이전트 도입 세칙이 정해지면 선수들의 에이전트가 움직일 수 있도록 프로야구선수협회에도 얘기를 했다”며 “에이전트가 협상에 나서는 것을 말릴 수는 없지만 아직 시행 전인데 성급하게 앞서나가면 (세칙 논의를 할 때) 손해를 볼 수 있다. 좀 더 의식을 갖고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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