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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ㆍ차은택 커넥션’ 마지막 퍼즐은 김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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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ㆍ차은택 커넥션’ 마지막 퍼즐은 김성현

입력
2016.11.3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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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 회사 수 곳서 사내이사

검찰 수사서 거의 언급 안 돼

차씨 측 “崔 진짜 오른팔은 金”

김성현 미르재단 사무부총장이 8일 새벽 검찰 조사를 마친 뒤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김성현 미르재단 사무부총장이 8일 새벽 검찰 조사를 마친 뒤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비선실세’ 최순실(60ㆍ구속기소)씨와 ‘문화계의 황태자’ 차은택(47ㆍ구속기소)씨가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가운데, 두 사람 간 역학관계를 드러내 줄 키맨으로 김성현(43) 전 미르재단 사무부총장이 주목받고 있다. 차씨의 절친한 광고업계 후배였던 김씨는 “사람을 소개해 달라”는 최씨 부탁이 계기가 돼 ‘최순실 사단’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9일 검찰과 최씨 측, 차씨 측의 설명을 종합하면, 김씨가 ‘최순실 게이트’의 한 가운데 있는 핵심 중 핵심인물이라는 사실은 명확해 보인다. 차씨의 변호인인 김종민 변호사는 한국일보와 만나 “(최씨와 갈등을 빚었던) 이성한 전 미르 사무총장이 ‘아웃’된 이후 김씨가 사무총장 역할을 했고, 플레이그라운드에서도 그가 중심인물”이라며 “그러나 검찰 수사결과에는 김씨 부분이 쏙 빠져 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이번 사건의 전모를 밝히려면 김씨의 입을 통해 최씨의 실제 역할을 규명해야 한다”면서 “김씨가 마지막으로 풀지 못한 퍼즐인 셈”이라고 했다. 차씨에 의해 영입된 김씨가 어느 순간 차씨보다는 최씨의 최측근 심복이 됐다는 얘기다.

그 동안 드러난 사실들에 비춰 이 같은 주장은 꽤 설득력이 있다. 김씨는 최씨의 또 다른 측근 고영태(40)씨와 차씨가 2014년 7월 함께 만든 고원기획의 사내이사로 참여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최씨의 실소유 회사인 존앤룩씨앤씨의 이사가 되어 서울 논현동의 카페 테스타로싸 운영에도 관여했다. 이 카페는 최씨가 정ㆍ관계 인사들을 만나는 ‘비밀 아지트’로 활용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최씨 소유회사나 다름 없다고 검찰이 밝힌 모스코스(포레카 지분 강탈 사건 관련), 플레이그라운드(KT, 현대기아차 광고 불법 수주) 등에도 김씨는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미르재단 사무실의 임대차 계약을 한 장본인도 바로 김씨다.

차씨 측은 이를 근거로 “김씨가 최씨의 ‘진짜 오른팔’”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언젠가부터 차씨는 김씨를 통하지 않고선 최씨와 연락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최씨의 일에서 배제됐다”며 “플레이그라운드와 미르재단의 모든 운영을 총괄한 사람이 바로 김씨”라고 했다. 반면 최씨 측은 “K스포츠재단 임원진 선임에는 일부 관여했으나, 미르재단은 전적으로 차씨가 주도한 일”이라고 맞서고 있다.

김씨가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사실은 검찰 수사결과에서도 엿볼 수 있다. 최씨의 공소장에 이름이 언급된 적이 많지는 않지만, 김씨가 등장하는 대목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미르 출범 사흘 전인 지난해 10월 24일 김형수 초대 이사장,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들과의 회의에서 그가 “최씨 지시에 따라 ‘임의로 사용할 수 없는 재단의 기본재산 비율을 크게 낮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는 부분이다. 당시엔 반대가 많아 통과되지 않았던 김씨의 의견은 이후에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개입해 관철됐다. 검찰은 플레이그라운드의 현대기아차 광고 수주 과정에서 플레이그라운드 소개 자료를 작성한 인물도 김씨였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다만 아직까지 검찰은 김씨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진 않고 있다. 지난 7일 그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을 뿐, 그 이후에 대해선 감감무소식이다. 최씨의 공범으로 기소되지도 않았고, 차씨 공소장에는 아예 이름 자체가 등장하지 않았다.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어서인지, 아니면 최씨의 일방 지시를 따른 것이라 범죄 혐의가 있다고까진 볼 수 없어서인지, 그 정확한 이유는 향후 특검 수사를 통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박재현 기자 remak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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