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리리리~띠리리리~” 삼복더위가 시작되던 지난 7월 어느 날, 한 통의 전화가 울려 왔다.
“저 금융감독원 금융교육국 OOO인데요, 혹시 씨티은행에서 소림학교 금융교육 진행해 주실 수 있으세요?”
“네? 소림학교요?”
무슨 ‘무술교육 전문 특수학교인가?’라고 생각하면서 네이버로 들어가 보니, 전남 영암군에 위치한 ‘지적장애학생들을 위한 특수교육기관’이라고 한다. 일반 학생들에게도 금융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과연 지적장애학생들에게 금융교육이 가당하기나 할까? 그러나, 곧이어 “씨티은행 정도의 노하우면 가능하지 않을까요?”라는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에 ‘아니오’라고 대답하려는 생각이 사그라들면서, ‘아~네, 한 번 해볼게요’라고 대답하고 말았다.
한국씨티은행은 한국YWCA연합회와 함께 지난해부터 ‘재미있는 금융교육 씽크머니’라는 기치를 내걸고 도서 산간의 금융교육 혜택이 적은 학교들을 찾아가서 체험형 금융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착한 기업가 체험’이라고도 불리우는 이 프로그램에서 학생들은 조별로 할당된 물품들로 물건을 만들어 팔며, 이윤을 기부·저축하는 체험을 통해 올바른 금융가치관을 기르게 된다.
잘 될까라는 노파심으로 시작된 지적장애학생 대상 금융교육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아이들의 참여 열기가 높아졌다. 조별로 10명씩 총 10개 조가 편성됐고, 각 조에는 학교 선생님과 광주YWCA 선생님들이 배치됐다. 몸이 불편한 학생들은 휠체어에 앉아 열심히 비드를 꿰고, 예쁘게 그림도 그려 넣었다.
아이들을 위한 금융교육이 진행되는 동안 옆 건물의 작은 강의실에서는 학부모 20여 명이 열심히 강의를 듣고 있었다. 아이들에게 용돈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방법, 가정 내 금융 문제를 이야기하는 방법 등 실질적이면서도 중요한 이슈들을 알려주는 강의여서인지 학부모님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교육이 끝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교장선생님의 바람대로 이번 금융교육이 단 한 명의 학생에게라도 앞으로 삶에 있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보니 ‘당연히 그렇다’라는 대답을 얻은 것 같아 뿌듯했다.
소림학교뿐만 아니라 전국의 모든 특수학교에서 불러만 주면 ‘찾아가는 씽크머니’ 금융교육은 달려갈 준비가 되어 있다고 이제는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