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상태로 졸음운전을 하다 신호 대기 중인 차량을 들이받아 다섯살배기를 포함해 일가족 3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회사원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1단독 이순형 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ㆍ상 및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회사원 김모(33)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6월 10일 오후 10시 57분쯤 인천 서구 청라호수공원 인근 편도 5차선 도로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22%의 만취 상태로 트랙스 승용차를 몰다 신호에 걸려 서있던 SM3 승용차를 뒤에서 들이 받아 운전자 A(42ㆍ여)씨 등 3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고 당시 김씨는 제한속도가 시속 60㎞인 도로에서 시속 135㎞ 넘는 속도로 주행했다. 김씨는 이날 아내와 소주 3병을 나눠 마시고 귀가했다가 다음날 새벽에 출근해 처리해야 할 업무를 위해 일터 근처로 가서 잠을 자려고 운전대를 잡았다가 졸음운전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고로 A씨를 비롯해 이 차량에 동승했던 아들(5)과 어머니(66)가 현장에서 숨졌고 A씨의 남편(39)도 전치 8주의 부상을 입었다.
이 판사는 “피고인은 교통사고로 복강 내 출혈 등 중상을 입어 장기간 치료를 받았고 가장으로서 아내와 아픈 어머니의 생계를 책임져왔다”며 “자신의 잘못을 길이 뉘우치고 고인들의 명복을 빌고 있는 등 고려할만한 사정과 형편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판사는 이어 “그러나 피고인에게 운전을 할 수 밖에 없는 부득이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피해자의 아내와 아들, 장모를 모두 잃게 해 일가족을 해체하고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의 상태에 이르게 했다”며 “사망한 피해자들의 유족들과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이들이 피고인의 엄정한 처벌을 바라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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