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지미 카터 미국 39대 대통령이 오바마 행정부가 임기 내에 이스라엘과 분쟁 중인 팔레스타인을 독립 국가로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기고문 ‘미국은 팔레스타인을 인정해야 한다(America Must Recognize Palestine)’를 통해 “나는 대통령이 바뀌기 전에 미국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현 정부는 내년 1월 20일 전까지 팔레스타인의 국가 지위를 인정하고 팔레스타인의 유엔 정식 가입을 도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지역에 정착촌을 건설하고 원주민들을 내쫓는 현 상황을 언급하면서 “캠프 데이비드 협정의 정신이 훼손될까 두렵다”고 개탄했다. 중동지역 최초의 평화협정인 캠프 데이비드 협정은 1978년 카터 당시 대통령의 주도로 안와르 엘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과 메나켐 베긴 이스라엘 총리가 체결했다. 당시 협정은‘전쟁을 통한 영토 획득의 불용인과 지속적인 중동 평화를 위한 협력’을 골자로 한 UN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242호를 토대로 마련됐다.
카터 전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주장하는 ‘일국 해법’은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국제적 규탄을 받을 것이라며 양국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2민족 2국가 해결책’을 주장했다. 그는 이를 위해 미국이 외교무대에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이 먼저 나선다면 나머지 유엔 회원국이 인정하도록 이끌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안보리가 이-팔 갈등 해결을 위한 결의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카터 전 대통령은 “결의안은 1967년 합의한 국경을 무시하고 지어진 이스라엘 거주지의 불법성을 재확인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것이 유일하고도 가장 좋은 해법”이라면서 “기회를 낭비해서는 안 된다”고 빠른 행동을 촉구하기도 했다.
카터 전 대통령의 주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친(親)이스라엘로의 노선 전환을 예고한 데 따른 우려로 해석된다. 그는“차기 행정부가 어떤 정책을 펼칠지 알 수 없다”면서도 “최근 이-팔 양국을 독립된 두 국가로 보는 관점에 ‘중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트럼프 당선인은 유대교 신자로 알려진 사위 재러드 쿠슈너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협상 중재역으로 내밀며 이전 행정부와 다른 접근법을 취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강유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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