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KGC인삼공사 오세근(29ㆍ200㎝)은 프로 데뷔 이후 줄곧 부상을 달고 다녔다.
2011~12시즌 데뷔 첫해 52경기에서 평균 14.98점 8.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챔피언 결정전 우승과 신인왕, 챔프전 최우수선수(MVP)까지 차지한 뒤 부상 잔혹사에 시달렸다. 발목 수술로 2012~13시즌을 통째로 날렸고, 2013~14시즌부터 경기당 평균 30분을 못 뛰었다. 2015~16시즌 플레이오프를 앞둔 올해 3월에도 왼 발목을 다쳐 시즌 아웃 됐다.
하지만 올 시즌 오세근은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코트를 누비고 있다. 29일 현재 13경기에서 평균 31분55초를 뛰며 15점 8.8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더블더블(두 자릿수 득점과 리바운드)을 작성한 경기만 6차례다. ‘건강한’ 오세근이 골 밑에서 버텨주니까 팀도 최근 5연승의 신바람을 탔다. 김승기 KGC인삼공사 감독은 “(오)세근이가 중심을 잡아준 덕분에 팀도 안정감을 찾았다”고 칭찬했다.
무엇보다 오세근과 데이비드 사이먼(34ㆍ203㎝)의 골밑 장악력이 위력적이다. 이들이 함께 뛰는 자체 만으로 상대 팀은 높이에 부담을 느낀다. 평균 23.35점 9.4리바운드 1.9블록슛을 기록하고 있는 사이먼은 “오세근이 리바운드와 패스를 다 할 수 있고, 농구 아이큐도 높다”며 “오세근이 상대 빅맨을 막아서기 때문에 (내가)농구를 쉽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슈터들 또한 오세근이 듬직하기만 하다. 3점슛 부문 1위(평균 3.2개 성공) 이정현(29)은 슛이 빗나가더라도 오세근과 사이먼이 리바운드를 잡아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자신 있게 던진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KGC인삼공사는 9승4패로 공동 3위에 올라 있다. 현재 분위기는 오세근이 화려한 등장을 알리며 우승했던 2011~12시즌과 비슷하다. 멤버도 오세근-양희종-이정현의 국가대표 라인업에 사이먼까지 버티고 있어 충분히‘대권’을 노려볼만한 전력으로 평가 받는다. 또 농구를 할 줄 안다는 이들이 모여 접전에 강하다. 9승 중 4승이 5점차 이내 승부에서 거둔 승수다. 이정현은 “우리는 위기의 순간 서로에게 힘이 된다”고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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