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질문 요청에 "가까운 시일 내 소상히 밝히겠다"고만 답변
2차 담화 때와 달리 눈물은 안 보여…사의표명 최재경도 배석
최순실 사태로 탄핵 위기에 내몰린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오후 다시 한 번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의 연단에 섰다.
지난달 25일 1차 대국민 담화에 이어 지난 4일 2차 대국민담화를 발표했던 박 대통령은 25일 만에 다시 3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것이다.
이번 담화 발표에는 5분 정도 걸렸다. 9분여가 걸린 2차 담화보다는 짧지만 1분 40초 정도였던 1차 담화보다는 길었다.
연회색 재킷과 진회색 바지 차림의 박 대통령은 예정대로 이날 오후 2시30분 입장해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굳은 표정의 박 대통령은 이어 비교적 담담한 목소리로 차분하게 준비한 발언문을 읽었다.
이 과정에서 "이제 저는 이 자리에서 저의 결심을 밝히고자 한다"면서 "제 대통령직 임기단축을 포함한 진퇴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고 말할 때는 목소리가 약간 메이는듯한 모습도 보였다.
반면 "돌이켜 보면 지난 18년 동안 국민 여러분과 함께했던 여정은 더없이 고맙고 소중한 시간이었다"면서 "단 한 순간도 저의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다"는 말을 할 때는 목소리가 단호해지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눈물을 글썽였던 2차 담화 때와 이번에는 눈물을 보이지는 않았다.
담화 발표전에 미리 와 있던 한광옥 비서실장을 비롯한 대통령 비서실과 경호실, 국가안보실 참모들은 브리핑룸 좌·우측 벽에 서서 침통한 표정으로 박 대통령의 말을 경청했다. 일부 참모들은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최근 사의를 표명한 최재경 민정수석도 자리했다.
박 대통령이 발언을 끝내고 퇴장하려고 할 때 현장에 있던 일부 기자들이 "대통령님 질문 있습니다"고 외쳤다.
청와대가 1·2차 담화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사전에 알렸으나 질문을 받아달라는 요청이 나온 것이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오늘은 여러 가지 무거운 말씀을 드렸기 때문에 가까운 시일 안에 여러가지 경위에 대해서 소상히 말씀을 드리겠다"면서 "질문하고 싶은 것은 그때 하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순실과 공범 관계를 인정하느냐", "다만 몇 개라도 질문을 받아달라"는 말이 나왔으나 박 대통령은 바로 퇴장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늘은 정치적 입장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기 때문에 수사 등 다른 전반적 이야기나 질의·응답을 하는 시간은 조만간 가질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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