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네이버가 첫 번째 투자 기업으로 프랑스의 스피커 분야 전문 신생 혁신기업(스타트업)을 택했다.
네이버는 코렐리아 캐피탈과 함께 프랑스 음향 기술 스타트업 드비알레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한다고 29일 밝혔다. 지난 9월 코렐리아 캐피탈과 ‘K-펀드 1’를 결성한 후 첫 투자다.
네이버는 앞서 자회사 라인과 함께 각각 5,000만유로(619억8,300만원)씩 출자해 유럽 정보기술(IT) 업계 스타트업 육성을 목적으로 하는 ‘K-펀드 1’에 참여했다. 펀드를 운영하는 코렐리아 캐피탈은 한국인 입양아 출신인 폴뢰르 펠르랭(한국명 김종숙) 프랑스 전 디지털경제부 장관이 한국 기업의 프랑스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투자사다. 네이버는 드비알레를 시작으로 향후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드비알레는 2007년 설립된 기업으로 자체 개발한 신개념 증폭기술 등으로 기존의 대형 앰프(증폭기)가 아닌 소형 기기로도 최고급의 음질을 구현, 음향 기술계의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주목 받고 있다. 사업 초기부터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를 비롯해 인터넷 쇼핑몰 방트프리베의 창업자 자크 앙투안, 통신사 프리 창업자 자비에르 니엘 등 프랑스 대표 IT업계 창업자들로부터 투자를 받은 바 있다. 최근에는 폭스콘, 르노닛산 등 글로벌 업체들과도 투자 관계를 맺고 가정용 오디오 시장을 넘어 TV, 자동차 분야로도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번 투자에는 네이버와 코렐리아 캐피탈을 포함해 폭스콘, 르노닛산 등 글로벌 기업뿐 아니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창시자인 앤디 루빈, 세계적인 뮤지션 제이지 등 개인 투자자들까지 참여했다. 총 투자금은 1억유로(약 1,240억원)다. 개별 투자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네이버는 음성을 기반으로 하는 인공지능(AI) 등 미래 기술과 스피커와의 연관성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SK텔레콤도 음성인식 기반 AI 스피커 ‘누구’를 출시한 바 있다. 송창현 네이버 최고기술경영자(CTO)는 “스피커는 단순한 음향기기가 아닌 AI와 사람을 연결하는 중심 도구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이번 투자의 목적을 밝혔다.
폴뢰르 펠르랭 코렐리아 캐피탈 대표는 “드비알레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음향 분야에서 혁신을 만들어가고 있는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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