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3사건 당시 주민 418명 학살
내달 10일 개통 학살현장 탐방
한국 현대사의 비극인 제주 4ㆍ3사건 당시 수백 명이 몰살된 제주시 조천읍 북촌마을에 역사 탐방로인 ‘4ㆍ3길’이 개통된다.
제주도는 다음달 10일 제주시 조천읍 북촌리에서 ‘제주 북촌마을 4ㆍ3길’ 개통행사를 개최한다고 29일 밝혔다. 북촌마을 4ㆍ3길은 동광마을, 의귀마을에 이어 세 번째로 조성된 4ㆍ3길이다.
이날 행사는 북촌너븐숭이4ㆍ3기념관에서 개통선언을 하고 4ㆍ3길을 걷는 것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마을주민과 4ㆍ3유족 그리고 도민과 관광객이 함께 참가해 북촌마을과 4ㆍ3의 역사를 직접 체험하게 된다.
북촌마을 4ㆍ3길은 북촌너븐숭이4ㆍ3기념관을 출발해 마을 서쪽의 서우봉 학살터(몬주기알), 환해장성, 마을의 문화유산인 ‘가릿당’, 4ㆍ3의 역사가 많은 북촌포구, 낸시빌레, 꿩동산을 거치게 된다. 그리고 1949년 1월 17일(음력 12월 19일) 300여명 이상이 희생당했던 ‘북촌대학살’의 현장인 당팟과 북촌초등학교도 포함된다. 길이는 약 6㎞이다.
북촌마을은 4ㆍ3사건 당시 418명의 주민대학살이 발생한 4ㆍ3 최대 피해지 중 하나다. 지난 1949년 1월 17일 하루에만 300여명의 주민이 학살당했고, 지금도 매년 음력 12월 19일만 되면 마을주민 대부분이 제사를 지내는 등 아픔의 역사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북촌마을의 비극은 소설가 현기영이 1978년 ‘순이삼촌’이란 소설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정부는 2010년 북촌 너븐숭이 4ㆍ3기념관을 건립해 당시 희생자를 위령하고, 유족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북촌마을 4ㆍ3길은 공모를 통해 선정돼 지난 8월부터 북촌리노인회, 부녀회와 4ㆍ3유족회를 비롯한 마을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조성했다”며 “탐방객들이 4ㆍ3길을 걸으면서 4ㆍ3의 아픔을 함께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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