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기후변화에 민감한 생물이 점차 고산지역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고도가 높은 지역에서 멸종되는 종이 많아 앞으로 종 다양성이 줄어들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9일 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연구팀은 2007년부터 3년간 전국 365개소 산림에서 개미의 서식분포를 조사해 이를 생태학적으로 종합 분석했다. 연구에서는 개미의 종별 분포 패턴이 온대형에서 열대형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대형 패턴은 종수가 낮은 고도에서 많고, 고도가 올라갈수록 줄었다. 반면 열대형 패턴은 온대형보다 고도가 더 올라간 중간 고도에서 종수가 가장 많은 형태를 보였다.
기후변화에 취약한 개미의 분포변화 연구를 통해 생물 다양성 변화를 확인한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라고 산림과학원은 밝혔다.
기후변화로 고산지대의 종 다양성도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개미의 종 다양성은 해발 263m에서 가장 높은데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해마다 분포가 4.9m씩 높은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 2080년경에는 해발 656m에서 종 다양성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팀은 기온이 낮은 고도 1,000m이상 고산지대에 서식하는 뿔개미류(코토쿠뿔개미, 쿠로키뿔개미)의 경우 2090년대가 되면 거의 사라질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이들 개미는 고산의 휘귀 초본류 씨앗을 옮겨 확산을 돕고 고산희귀나비(큰점박이푸른부전나비, 고운점박이푸른부전나비) 등의 유충을 먹여 살리는 특성이 있어 개미 감소가 고산지역 희귀 초본류 및 나비류의 서식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산림과학원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에 따른 고산지대 종 다양성 취약성을 직접 증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특히 개미 분포로 이를 증명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이 발행하는 학술저널 ‘플러스 원’에 최근 게재됐다.
허택회 기자 thhe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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