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영상을 페이스북이라는 공적인 공간에 노출한 점 등 가장 큰 책임은 제작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tvN 예능프로그램 ‘SNL코리아8’ 제작진이 보이그룹 B1A4의 성희롱 논란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거듭 사과했다.
제작진은 28일 오후 프로그램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2차 사과문을 올렸다. 앞서 27일 사과문을 올린 뒤에도 제작진과 이세영 등 프로그램 게스트들을 향한 네티즌의 비판이 사그라지지 않자 다시 한 번 사과문을 올려 진화에 나선 것이다.
제작진은 여성 출연자들이 호스트로 출연한 B1A4 멤버들에 달려 들고, 이 과정에서 B1A4 멤버들이 당황하며 주요 부위를 가리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그룹 B1A4 섭외 비화’란 제목으로 SNS에 올려 ‘성희롱 논란’을 자처했다. 영상에는 방송인 이세영 등이 일렬로 선 B1A4 멤버들의 신체를 만지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제작진은 문제의 영상을 SNS에서 26일 삭제했으나, 해당 영상이 온라인에 급속도로 퍼지며 논란이 커졌다.
제작진은 2차 사과문에서 논란이 된 영상을 찍게 된 계기부터 밝혔다. 제작진에 따르면 ‘그룹 B1A4 섭외 비화’ 영상은 26일 생방송을 앞두고 호스트의 사기를 북돋아주기 위한 의미로 시작됐다. 웃음도 주고 파이팅도 외치면서 긴장도 풀고 생방송에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진행되었다는 해명이다. 제작진은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하도록 문제점을 즉시 개선하지 못한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깊이 사과 드린다”고 전했다.
제작진의 사과에도 논란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있다. 이세영은 지난 10월 보이그룹 인피니트가 출연했을 때도 비슷한 구설에 휘말린 적이 있어, 그를 바라보는 네티즌의 시선이 곱지 않다. 이세영은 SNS에 “제 잘못된 행동으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며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반성하고 또 반성하겠다”고 자필 사과문을 올렸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다음은 ‘SNL 코리아’ 제작진 사과문 전문.
안녕하십니까 SNL 제작진입니다.
먼저 SNL코리아에 관심과 사랑을 주신 시청자분들과 B1A4 팬 여러분, 그리고 이와 관련해 불편함을 느끼셨을 모든 분들께 깊은 진심의 마음을 담아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 그 어떤 변명도 상처 받으신 분들의 마음을 누그러뜨리진 못하겠으나 문제가 되었던 영상 속 배경에 대해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이는 사전 공연을 앞두고 호스트의 사기를 북돋아주기 위한 의미로 시작되었습니다. 시즌1 첫 회부터 단 한차례도 거르지 않고 진행해 왔으며 간단한 호스트 소개와 환영의 박수, 호스트 소감발표, 단체 파이팅으로 진행됩니다. 사실 대부분의 호스트들은 생방송으로 연기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대단히 긴장을 합니다. 저희 제작진은 이들의 긴장감을 덜고 자신감을 북돋아주기 위해 크루들이 동료 연예인의 입장에서 열렬히 환영을 해주는 자리를 만들어 왔습니다. 웃음도 유발하고 화이팅도 외치면서 긴장도 풀고 생방송에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자리에서 일부 크루들이 과도하게 짓궂은 행동을 했고 그 정도가 지나쳐 많은 분들께 불쾌감을 드렸습니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금번 사건은 이세영 개인의 잘못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하도록 문제점을 즉시 개선하지 못한 점, 또 문제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해당 영상을 페이스북이라는 공적인 공간에 노출한 점 등 가장 큰 책임은 저희 SNL 제작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계기로 근본부터 고민하여 다시는 이런 유사한 불미스러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는 프로그램으로 다시 태어나겠습니다.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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