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석촌동 고분군에서 백제 한성기 적석총(돌무지무덤)이 발굴됐다. 광범위하게 연결된 다수의 적석구조와 함께 토광목관묘 상장례와 관련한 의례시설로 보이는 유구도 확인됐다.
한성백제박물관은 30일 “발굴된 적석총은 가장 큰 북쪽의 5호 적석 단위에서 시작해 동, 서, 남쪽으로 확장해 나갔다”며 “이런 구조는 석촌동 1호분에서도 찾을 수 있지만 10개 이상의 단위가 연접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적석총 전체 규모는 사방 40m가 넘는 크기로 기존의 고분공원 내에 있는 석촌동 3호분이나 만주 고구려 장군총과도 비견되는 초대형급이다.
적석총은 지표면을 깎고 점토를 다져 쌓은 기초 위에 만들어졌다. 각 적석 단위는 외각에 할석(깬돌)으로 기단을 쌓고 중심부를 흙으로 다져 올린 후 그사이를 돌을 채운 것과 모두 돌로만 쌓은 것 두 가지가 확인됐다. 적석 단위 사이는 점토나 할석을 채워 연접부를 탄탄하게 보강했다. 기단 바깥은 넓은 돌을 세워 받친 후 다시 돌과 점토를 쌓아 무게를 견디게 했다. 유구는 적석총 기단에 맞붙여 방형으로 석축을 둘러쌓고 내부에 다진 흙을 다시 파내 목곽을 설치한 시설이다. 토기 항아리, 철제 낫, 기와, 금제 귀걸이, 유리구슬, 동물 뼈 등 3,000여 점의 유물이 출토됐다.
1975년 사적으로 지정된 석촌동 고분군은 1980년대 발굴조사 후 고분공원으로 조성ㆍ관리해 왔다. 이번 발굴조사는 지난해 5월 석촌동고분공원 내 1호분과 2호분 사이에서 생긴 구덩이의 원인을 규명하는 도중 기단 석렬과 유물이 발견돼 같은 해 10월부터 진행됐다.
한성백제박물관은 “석촌동고분군이 풍납토성ㆍ몽촌토성 등 도성 유적과 짝을 이루는 백제 한성기의 왕릉지구로서 위상과 면모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며 “학계의 논란이 있었던 백제 적석총의 구조 성격 연대 등을 밝히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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