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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범 “정치 풍자, 금기의 선 계속 밟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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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범 “정치 풍자, 금기의 선 계속 밟겠다”

입력
2016.11.2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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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뉴스’ 코너를 다시 무대에 올린 개그맨 임준혁(왼쪽부터)과 강성범 김일희. SBS 제공
‘LTE뉴스’ 코너를 다시 무대에 올린 개그맨 임준혁(왼쪽부터)과 강성범 김일희. SBS 제공

SBS 코미디프로그램 ‘웃찾사’의 코너 ‘LTE뉴스’가 지난해 1월 폐지된 지 1년 10개월 만에 돌아왔다. 공백기를 가졌음에도 날카로운 풍자 정신은 녹슬지 않았다. 특유의 촌철살인에 꽉 막혔던 속이 뻥 뚫린다.

‘LTE뉴스’는 2014년 방영 때 세월호 참사 관련 정치인들의 발언과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 등을 풍자해 화제를 모았다. 다시 무대에 오른 23일 첫 방송에서도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부터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부정입학 문제, 100만 촛불민심 등을 두루 다뤘다. “요즘은 순살의 시대. 사람들이 순살에 열광하는 이유는 이렇다. 남녀노소 누구나 씹기에 좋아서. 정말 씹을 만하다”는 대사와 함께 청와대 사진이 나오자 객석에선 환호와 박수가 절로 터졌다.

최근 서울 등촌동 SBS공개홀 ‘웃찾사’ 녹화 현장에서 만난 개그맨 강성범은 “오랜만에 ‘LTE뉴스’를 무대에 올리니 기분이 묘했다”며 “예전엔 할 수 없었던 얘기를 다시 하게 돼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당연한 일들에 행복을 느끼는 현실이 씁쓸했다”고 말했다.

-‘LTE뉴스’가 부활한 소감은.

“사실 그동안 좀 답답했다. 팩트만 다뤘을 뿐인데도 민감하게 받아들이니까 이럴 바엔 차라리 정치 풍자를 안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까지 했다. 표현의 자유는 한 사회의 성숙도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라고 본다. 어떤 정권이든 성향에 관계없이 코미디의 풍자를 이해해줄 수 있어야 한다.”

-정치 풍자에 따르는 불이익을 걱정하지는 않았나.

“이미 고정적으로 하던 (외부)행사들은 다 없어졌다(웃음). 더 잃을 게 없다. 물론 내 실력이 부족한 탓일 수도 있다. 하지만 옛날에는 왕도 풍자의 대상이 됐다. 힘없는 사람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게 바로 풍자다. 코미디언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 과거에 ‘형님뉴스’를 할 때는 노무현 대통령도 풍자했다. 어떤 정권이든 잘못한 일은 풍자할 수 있다고 본다.”

-정치를 소재를 다루지 못하니 코너를 준비할 때 고민이 많았겠다.

“소재가 한정돼 있으니 외모 비하나 ‘19금’ 코미디에 치우치게 된다. 후배들에게 신문을 보면서 세상 돌아가는 걸 알아야 한다고 많이 조언하는 편이다. 자꾸 금기시되는 것들에 발을 들이밀어서 금을 밟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 시국이 오래 갈 텐데 ‘LTE뉴스’도 오래 가지 않을까.

“언제든 다시 코너를 접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연출자인 안철호 PD는 더 강력한 메시지를 담자고 한다. 다시 시작하니까 다뤄야 할 문제가 너무 많다. 기왕 하는 거 제대로 꼬집어볼 생각이다. 풍자는 코미디의 본령이다.”

-관객 반응이 열광적이다.

“과거엔 정치나 사회이슈에 관심 없는 관객들도 있었다. 그래서 풍자를 해도 관객들이 잘 이해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데 요즘엔 함축적으로 비틀어서 얘기해도 다 알아듣는다. 코너를 준비할 때도 훨씬 마음이 놓인다. 현 시국이 심각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풍자 코미디의 역할은 무엇인가.

“풍자가 포복절도할 만큼 재미있지는 않아도 청량감과 개운함을 줄 수 있다. 정치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정치를 알려주는 역할도 해야 한다고 본다. 풍자 코미디의 전성기가 다시 왔으면 좋겠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강성범과 김일희(위 사진)는 앵커석에서 시사 이슈를 전달하고, 임준혁은 손석희 JTBC 앵커를 패러디해 ‘앵그리 브리핑’을 선보인다. SBS 제공
강성범과 김일희(위 사진)는 앵커석에서 시사 이슈를 전달하고, 임준혁은 손석희 JTBC 앵커를 패러디해 ‘앵그리 브리핑’을 선보인다.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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