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전망 3.0%에서 크게 낮춰
세계 경제는 3.3%로 올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6%로 대폭 내려잡았다. 내년 한국 경제는 올해(2.7%)보다도 더 저조한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대부분 국내외 기관이 내년 성장률을 2%대 초중반으로 예상한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3% 대를 고수하는 정부가 조만간 성장률 전망치를 얼마나 낮출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OECD는 28일 발간한 경제전망(OECD Economic Outlook)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2.7%, 내년 성장률을 2.6%로 내다봤다. 5월 발표치와 비교할 때, 올해 성장률은 그대로 유지됐으나, 내년 성장률은 3.0%에서 대폭 깎였다. OECD는 ▦세계교역 회복세 지연 가능성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 등) 휴대전화 산업에서의 문제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등을 한국 경제의 불안 요인으로 제시했다. OECD는 “내년 한국 경제는 정부지출 증가세 둔화 영향으로 2.6% 성장에 머문 후, 2018년에는 세계교역 회복의 경향으로 3.0%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OECD는 한국 정부에 적극적 재정정책과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OECD는 보고서에서 “통화완화(금리인하) 가능성이 제약되는 상황에서 확장적 재정정책이 필요하다”며 “노동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규제개혁과 함께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대폭 깎였지만,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높아졌다. OECD는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이 9월에 제시했던 3.2%보다 0.1%포인트 높아진 3.3%에 이를 것이로 내다봤다. 내년 세계 경제는 미국 신정부 등 주요국의 재정투입 확대, 원자재 가격 회복 등의 호재 덕분에 올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은 내년 2.0%, 2018년 2.3%의 고른 성장률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고, 중국 역시 내년(6.4%)과 2018년(6.1%) 바오류(保六ㆍ6%대 성장률 유지)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OECD는 내다봤다.
3%대 이상을 예상했던 기관들이 속속 전망치를 낮추면서, 이제 내년 성장률을 3%대로 예상한 곳은 사실상 정부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 됐다. 대부분 국내외 기관이 내년 2%대 초중반 성장률을 예상하는 가운데, 정부(3.0%)와 한국은행(2.8%)은 여전히 낙관적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다음달 발표할 내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할 예정이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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