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주변 448개 농가
소ㆍ돼지 25만 마리 사육
7, 8월 392명 신도시 떠나
심각한 축산악취가 내포신도시 인구 유입의 걸림돌로 지목되고 있다.
충남도의회 이종화 의원은 최근 열린 제292회 정례회 2차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내포신도시 악취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지난 7월과 8월 내포신도시로 이주한 뒤 축산악취 등을 이유로 떠난 주민수가 392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출의 모든 원인을 축산 악취로 단정 지을 수 없지만 열악한 정주여건과 악취 때문에 신도시를 떠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악취가 해결되지 않으면 2020년 인구 10만 명 목표는 수포로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내포신도시는 2013년 1월 도청 신청사 입주시작 때부터 4년간 악취로 인한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신도시 주변 5㎞ 이내에는 448개 농가에서 25만 마리의 가축을 사육, 축사에서 풍기는 분뇨 냄새가 바람을 타고 연중 신도시를 뒤덮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충남도에 접수된 악취 민원 181건 중 112건이 축산 악취 관련 내용이었다. 주민들은 근본적인 대책으로 축사 이전과 폐업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16일 충남연구원은 내포신도시에 거주하거나 생활하고 있는 주민 10명 중 9명은 축산악취를 체감하고 있다는 내용의 충남리포트(제244호) ‘충남도 축산 악취 발생 특성 분석 및 정책방향’을 공개했다.
신도시 공식 홈페이지에는 “도농복합도시에서 생활터전을 일구며 행복한 삶을 꿈꿨는데 6개월 만에 이사를 결정하게 됐다”등 악취를 탓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한 주민은 “냄새 때문에 이사 가야겠다”며 “신도시라고 공원 등을 엄청나게 꾸며놨는데, 냄새 때문에 이미지 다 깎아먹고 대체 뭡니까?”라는 글을 올렸다.
지난 여름 폭염과 열대야 현상에도 악취 민원이 폭주했다.
이에 따라 충남도와 홍성군은 축산농가에 대한 특별 합동 점검을 진행하고 악취 감소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가장 근본적인 대책은 축사의 이전과 폐업이지만 보상비로만 400억~500억원이 필요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2020년 내포신도시 목표인구수 10만명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9월말 현재 인구수는 1만8,643명의로 목표인구수의 18% 수준이다.
이종화의원은 “전국 어느 신도시가 축사가 밀집한 주변에 신도시를 조성하느냐”며 “도와 홍성ㆍ예산군은 단계별 폐업보상 등 악취 저감방안을 마련하라”고 주장했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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