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ㆍ환경단체 반대로 보류
설계시공 입찰 유찰도 악재
신안군, 예정대로 추진 주장
전남 신안군 흑산도에 건립이 추진되고 있는 흑산공항이 정부의 심의과정에서 제동이 걸리면서 내년 말 착공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28일 전남도와 신안군에 따르면 흑산공항 건설사업이 최근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 심의에서 국방부 등의 반대로 보류결정이 내려졌다. 국방부는 흑산공항 항로가 해군 작전구역경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환경단체들도 흑산도 비경과 생물 다양성 등의 훼손을 우려해 흑산공항 건설사업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다 서울항공청이 최근 흑산공항 건설사업의 설계시공 입찰에 나섰지만 금호산업 등 컨소시엄만 단독으로 응찰하면서 유찰된 것도 악재가 되고 있다.
이처럼 흑산공항 건설은 설계에도 1년이 넘게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국립공원위원회의 승인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국방부와 환경단체 등의 반대가 심해 내년 3월 재심의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당초 예정된 내년 말 착공이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신안군은 공항건설은 예정대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안군은 “내년 정부 예산안 200억원이 편성돼 국회 심의를 앞두고 있고, 일부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있는 철새 서식지도 흑산도 진리와 예리 등 5곳을 대체후보지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전남도 관계자는 “사업을 주도하는 국토교통부, 서울지방항공청과 협력을 통해 국립공원위원회 심의를 통과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사업자 선정 후 실시설계를 서두르면 내년 말 착공을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흑산공항은 흑산도 예리 일대 68만4,000㎡부지에 2020년 완공을 목표로 국비 1,872억을 투입해 50인승 중소형 항공기의 취항이 가능한 길이 1,200m, 폭 30m의 활주로와 항행안전시설 등을 건설한다. 흑산공항이 건설되면 서울에서 KTX와 여객선으로 6시간 이상 걸리던 시간이 1시간으로 단축되며, 국내 관광수요의 획기적인 증가는 물론 중국 관광객들을 유인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