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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개편안 중 절충안인 3안이 가장 합리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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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개편안 중 절충안인 3안이 가장 합리적”

입력
2016.11.2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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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태스크포스(TF)가 내놓은 3가지 전기요금 개편 방안 가운데 1안과 2안의 절충안인 3안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현 수준에서 최선으로 평가된다. 향후 소비자들에게 전력 사용량 정보를 제공해 가정에서 사용량을 직접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게 중요하다.” (이은영 그린IT포럼 센터장)

“소비자 입장에서도 형평성과 지속가능성을 고려할 때 3안이 합리적인 것으로 보인다. 반드시 개편안이 마무리돼 ‘요금 폭탄’ 같은 불편함이 해소돼야 한다. 너무 많이 쓰는 사람에겐 높은 요금을 유지하고, 평상시 절약하는 사람에게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만하다.” (조태임 한국부인회장)

“국민들 아무도 전기요금 전체를 내리라고 얘기하지 않았다. 이번 개편으로 국민 부담 완화를 내세우는 건 포퓰리즘 아닌가. 한국전력이 지금은 이익이 나지만, 수년 전만 해도 적자였다. 한전이 다시 적자로 돌아서면 기후변화 대응 노력도 물거품이 된다. 미래 세대에 부담 되는 에너지 정책은 지양해야 한다.”(방청객)

정부가 지난 24일 국회에 보고한 전기요금 개편안에 대한 공청회가 2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일반 시민과 관련 전문가 등 300여명이 참석한 이날 공청회는 정부가 당정 TF 논의를 거쳐 내놓은 개편안 3가지에 대해 각계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였다. 토론 패널로 참석한 전문가와 시민 대표들은 대부분 3가지 개편안 중 3안이 가장 합리적이라는데 의견을 모았다.

2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전기요금 체계 개편방안 공청회’에 참석한 패널들이 토론하고 있다. 임소형 기자
2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전기요금 체계 개편방안 공청회’에 참석한 패널들이 토론하고 있다. 임소형 기자

3가지 안 모두 현행 ‘구간 6단계, 배율(최저와 최고 구간의 단위 사용량 당 요금 차이) 11.7배’를 3단계-3배 안팎으로 조정하는 방식이다. 1안은 보편적인 누진제 설계 원리를 충실히 따랐지만, 전력 사용량이 236킬로와트(㎾h) 이하인 가구가 최대 4,330원을 더 내야 한다. 현행 3단계 이상을 한 단계로 통합한 2안은 800㎾h 이상을 쓰는 다소비 가구의 할인 혜택이 1안보다 커진다. 이 둘을 절충한 3안이 그래서 유력한 방안으로 꼽히고 있다. 3안을 적용하면 전 가구 요금이 평균 11.6% 인하되는 효과가 생긴다. 당정 TF에 참여한 박종배 건국대 교수도 “TF의 민간 위원들은 3안을 지지했다”고 전했다.

다만 실제로 3안이 적용될 경우 전력 수요 증가와 선진국과의 요금 격차 확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감소 등의 우려가 제기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 교수는 “향후 전력 수요를 정부와 한전이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며 “수요가 늘 경우 대규모 발전소를 짓기보다 신재생에너지나 분산 전원(발전원을 소규모로 전력 소비 지역 부근에 나눠 배치하는 방식)을 활용하는 방법을 적극 고려하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토론 좌장을 맡은 손양훈 인천대 교수는 “인덕션이나 전기난방 등 지금까지 누진제 때문에 억눌려 있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 수 있다”며 “가격 변화를 계속해서 조정해나가는 능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우리나라 전기요금은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주택용 30위, 산업용 25위로 매우 저렴하다. 박주헌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은 “이번 개편으로 요금이 하향 조정되면 OECD 평균과의 격차가 더 커질 것”이라며 “에너지의 96% 이상을 수입하는 만큼 에너지 가격이 높아질 수 있다는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전의 역할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조성경 명지대 교수는 “전기요금 부과로 생기는 한전의 이윤이 설비투자와 안전관리, 기후변화 대응체계 확립 등에 제대로 쓰일 수 있도록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 시민은 “태양광과 에너지저장장치 같은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투자해야 하는 한전이 적자 때문에 이를 소홀히 하면 미래 세대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도 우려했다. 이번 개편안 중 3안이 적용되면 한전은 연간 9,393억원의 수입이 줄게 된다. 권기보 한전 영업처장은 “현재 한전의 수익구조를 바탕으로 향후 5년간의 재무상태를 분석한 결과 연간 최대 1조5,000억원까지는 자체 감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방청객으로 참석한 한 주부는 “한전이 공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문가들이 산정한 적정 원가와 연동해 전기요금을 책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번 개편안에는 주택용 누진제와 별개로 교육용 기본요금을 조정하겠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기본요금 체계를 바꿔 초ㆍ중ㆍ고교 전기요금 부담을 15~20% 줄이고, 여름과 겨울 할인율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방청객으로 참석한 교육부 관계자는 “할인 적용 기간도 실질적으로 조정해달라”고 요청했다. “현행 할인 기간이 7, 8월과 12, 1월에 한정돼 있어 6, 9월, 11, 2월엔 냉ㆍ난방을 많이 사용하는 데도 혜택이 없다”는 것이다.

한전은 이날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수렴해 최종 개편안 1가지를 만들어 산업통상자원부에 보고할 예정이다. 산업부가 이 안을 전기위원회에 상정해 의결되면 다음달 중순 최종 확정안으로 발표된다. 확정안은 12월 1일부터 소급 적용된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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