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검역본부 유전자 분석
전파 속도 등 방역 어려움 예상
국내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H5N6형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앞서 홍콩, 중국 등에서 유행하던 것과는 일부 다른 변종인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유형의 바이러스라도 유전적 구조에 따라 전파 속도 등이 달라 방역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충남 천안시 봉강천(원앙), 전북 익산시 만경강(흰뺨검둥오리) 야생조류 분변과 전남 해남군(닭), 충북 음성군(오리) 등 농가에서 검출된 AI 바이러스 4건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4개 유전자 중 하나만 홍콩에서 발생했던 것과 같고, 나머지 3개는 일부 변이됐다고 28일 밝혔다.
H5N6 바이러스에는 H5, N6 외에도 자기복제 기능을 하는 PA, NS 등의 6개 세부 유전자가 있다. 이번에 분석한 4건의 바이러스 유전자 중 H5, N6는 올해 초 홍콩에서 AI가 발견된 야생조류 대백로에서 분리된 것과 각각 98%, 99%이상 유사했지만, PA 등의 유전자는 8~9% 가량 차이를 보였다. 홍콩에서 AI에 감염된 야생조류가 시베리아, 중국 북동부 등의 번식지로 갔다가 우리나라로 오는 과정에서 변이된 것으로 보인다는 게 검역본부의 설명이다.
유전자 재조합 등이 활발한 AI 바이러스 특성상 향후 농가 간 전파 등을 통해 바이러스가 추가적으로 변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역본부 관계자는 “기존에는 같은 유전자를 가진 한 가지 바이러스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인 반면, 이번에는 유전적으로 다른 바이러스가 퍼지는 만큼 그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유전적 구조에 따라 전파 속도나 병원성, 인체 전이 가능성 등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파급력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다음주까지를 바이러스 확산의 고비로 보고, 이날부터 내달 9일까지 가금류 농장 내 분뇨의 외부반출을 금지했으며, 오리·사료·식용란 운반차량과 닭 인공수정사는 다음달 16일까지 1일 1농장으로 방문 횟수를 제한했다.
세종=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