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28ㆍ랭킹 38위)가 이끄는 아르헨티나가 남자 테니스 국가대항전 데이비스컵에서 4전 5기 끝에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아르헨티나는 28일(한국시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2016 데이비스컵 테니스대회 결승전(4단1복식) 마지막 날 크로아티아와 경기에서 3,4단식을 연달아 이겨 최종 전적 3승2패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아르헨티나는 첫째 날 1승1패를 기록한 뒤 둘째 날 복식 경기를 내주면서 열세에 몰렸다. 하지만 1승2패로 뒤진 가운데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 페르난도 델보니스(랭킹 41위)가 단식에서 잇따라 승리하면서 짜릿한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며 분위기를 바꾼 주인공은 델 포트로였다. 델 포트로는 크로아티아의 에이스 마린 칠리치(28ㆍ랭킹 6위)를 맞아 세트 스코어 3-2(6-7 2-6 7-5 6-4 6-3)로 역전승했다.

이 승부가 극적이었다. 델 포트로는 먼저 두 세트를 내주면서 위기에 몰렸지만 3세트 6-5로 앞선 상황에서 브레이크에 성공, 7-5로 승리했다. 역전의 발판을 만든 델 포트로는 4세트와 5세트를 거푸 따내면서 칠리치를 꺾었다. 델 포트로의 4시간 53분에 걸친 대역전승으로 기세가 오른 아르헨티나는 마지막 단식에 나선 델보니스가 아이보 카를로비치(랭킹 20위)를 세트스코어 3-0(6-3 6-4 6-2)으로 완파하며 데이비스컵 첫 우승의 영예를 누렸다.
아르헨티나는 1981년과 2006년, 2008년, 2011년 등 네 차례 결승에 올라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특히 델 포트로가 3단식 마지막 5세트 경기 도중 왼쪽 손가락을 다치고도 부상 투혼을 발휘해 승리를 따냈다. 이날 경기 관중석에는 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56)의 모습이 포착돼 아르헨티나 테니스의 첫 우승을 향한 국민적 관심을 대변했다.
둘째 날까지 2승1패로 앞서며 2005년 이후 11년 만에 데이비스컵 정상 복귀를 눈앞에 뒀던 크로아티아는 홈 코트에서 아쉬운 준우승에 머물렀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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