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통해 근거없는 비방
총득표수 패배 희석 위한 듯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위스콘신 주 재검표 참여를 선언한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후보 진영에 맹공을 퍼부었다. 또 특별한 근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지난 대선에서 불법 투표가 없었다면, 총 득표수에서도 클린턴을 앞섰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27일 트위터를 통해 “대통령 선거인단 확보에서 압승을 거둔 데 이어, 불법으로 투표한 수백만 명의 표를 빼면 득표수에서도 내가 이겼다”고 밝혔다. 그는 “(불법 투표 유권자가 없었다면) 승자독식제의 간접 선거가 아닌 최다 득표자가 대통령이 되는 구조에서도 승리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3, 4개 경합주만 방문하는 대신) 실제로 방문하지 않았던 15개 주에도 찾아갔다면 총 득표수 선거에서도 이기는 게 훨씬 쉬웠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대선이 득표수로 승부가 갈리는 방식이었다면 경합주 만을 공략하는 대신, 캘리포니아 등 유권자 수가 많은 곳도 찾아가는 등 지난 대선기간과 완전히 다른 선거전략을 썼을 것이라는 의미다.
트럼프 당선인의 이런 주장은 선거인단 확보에서는 ‘306명(트럼프)대 232명(클린턴)’으로 승리했지만, 전체 득표에서는 클린턴에게 220만표 가량 뒤지는 ‘체면 깎이는’ 상황에 대한 해명이기도 하다. 실제로 공화당 일각에서는 총득표에서 뒤지는 것을 희석시키려는 듯 음모설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텍사스 주 정부 퇴직관료인 그렉 필립스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시민권 없는 300만 명이 투표를 했다”고 주장했다. 비시민권자 300만 명이 클린턴을 찍기 위해 불법적으로 유권자 등록을 했다는 얘기다. 필립스는 그러나 근거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트럼프 당선인도 증거는 제시하지 않은 채 필립스의 주장 대로 불법 투표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캘리포니아대 릭 헤이슨 교수를 인용, “미국에서 선거 부정의 수준은 매우 낮다”며 “트럼프의 주장을 사실이라고 믿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