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을 탈당한 정두언 전 의원이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에 의문이 일고 있는 이른바 ‘세월호 7시간’ 의혹을 두고 “드러나든 그렇지 않든 탄핵 사유”라고 주장했다. 또 박 대통령과 최태민ㆍ최순실씨 일가의 관계를 “재정적으로, 사교(邪敎)적으로 꽁꽁 묶인 상태”라고 표현했다.
정 전 의원은 28일 오전 BBS라디오 ‘아침저널’과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이) 속된 말로 못된 사람들에게 둘러 쌓여서 이용당하면서 살고 있었더라”고 말했다. 그는 2007년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대선후보 경선 때 이명박캠프에서 당시 상대였던 박 대통령을 검증한 바 있다. 당시 검증 내용을 근거로, 정 전 의원은 박 대통령과 최씨 일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미국대사관의 ‘바디 앤 소울’(육체와 영혼)을 지배 당하고 있다’는 표현이 참 적절한 것 같다”며 “한편으로는 사교적인 관계고 다른 한편으로는 재정적으로 묶여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부모에게) 물려 받은 재산이 있을 텐데, 이를 (최씨 일가에) 다 위탁한 것”이라며 “만약 전액을 위탁했으면 모든 걸 다 의지해야 하는 을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니 “재정적으로 또 사교적으로 (박 대통령이) 다 꽁꽁 묶여 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사람들이 잘 몰랐고 저도 이 정도인 줄 몰랐다”고도 했다.
점점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세월호 7시간’과 관련해선 “그 7시간에 떳떳하지 못한 일을 했다는 것이 얼마나 잘못된 일이냐”며 “드러나고 안 드러나고를 떠나서 그 자체로도 탄핵 사유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탄핵 이후를 대비한 정국도 우려했다. 그는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자인데 그것도 잘못된 것이니 책임총리를 세워야 하는데 (여야가) 그 일을 아무도 안 하고 있다, 또 개헌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렇게 여야가 손을 놓고 있다간) 촛불시위가 여의도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정 전 의원은 새누리당의 미래는 결국 분당이라고 봤다. 그는 최근 남경필 경기지사, 김용태 의원에 이어 정태근 전 의원 등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함께 당적을 정리했다. 정 전 의원은 “친박, 비박 말만 들어도 징글징글 하다, 더군다나 친박이라는 의원들은 의원도 아니고 사이비 정치 집단, 패거리, 간신배 집단 같다”며 “탄핵이 되기 전까지는 분당 사태는 없을 테지만 탄핵이 되고 난 다음에는 분당 사태가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 없어질 정당, 없어져야 마땅한 정당에 남아 있는 것이 치욕스러워서 일단 나왔다”며 “외로운 길이지만 한 번 가 보는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