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ㆍ3부동산대책 이후 강남 3구의 아파트 경매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대책이 분양시장 과열을 억제하는데 집중돼 있다 보니 규제에서 자유로운 기존 아파트를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경매에 수요가 다시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
28일 부동산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23일까지 강남 3구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경매는 총 19건이 진행돼 11건이 주인을 찾았다. 주목할 것은 평균 응찰자 수다. 이달 강남 3구에서 진행된 경매에 참여한 사람은 평균 7.9명이다. 지난달 평균 응찰자 수(4.4명)보다 79.5% 늘어난 것이다. 평균 낙찰가율도 올랐다. 11월 낙찰된 아파트 매물 11건의 평균 낙찰가율은 99.40%를 기록, 지난달(98.65%)에 비해 0.75%p 상승했다. 1월을 제외하고 올해 최고 수준이다.
강남 3구 아파트 경매시장은 한 달 전만 해도 주춤했다. 평균 응찰자 수는 1~9월 평균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고 낙찰된 아파트 절반 가량이 단독입찰이었다. 올해 들어 강남권 집값이 급등하면서 과열됐다는 목소리가 커졌고, 이에 맞춰 정부도 부동산 규제를 예고해 경매시장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된 11ㆍ3대책이 분양시장 규제에 한정된 데다 기존 주택과 경매시장을 직접 규제하는 내용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자 경매 수요가 다시 돌아오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대책 발표 전 이미 분양시장을 타깃으로 한 규제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부터 강남 3구 경매시장 분위기가 서서히 살아나기 시작했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지난 1일 진행된 강남구 삼성동 한일아파트 전용면적 80㎡ 주택형 경매에는 무려 26명의 응찰자가 참여했다. 낙찰가율 102.36%인 8억250만원(감정가 7억8,400만원)에 낙찰되며 경매의 불씨를 당겼다. 최근 지난 14일 진행된 송파구 잠실동 엘스아파트 전용면적 84㎡ 주택형 경매에는 17명이 몰렸고 낙찰가율 106.0%인 10억6,330만원에 낙찰됐다.
전문가들은 강남 3구 아파트 경매시장 인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11ㆍ3대책 으로 분양시장이 위축되면서 갈 곳을 잃은 돈들이 상품성이 확실한 강남 3구 아파트로 향할 거라는 거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청약 규제로 인해 분양시장에서 움직이던 유동자금이 더이상 갈 데가 없다"면서 "결국은 가장 확실한 지역인 강남 3구 아파트를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경매로 돈이 몰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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