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센터장 구인난과 운영 예산 삭감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는 최근 KT 출신의 주영범 경기센터 창조사업본부장을 새 센터장으로 선임했다. 지난 7일까지 2주간 진행한 인천센터장 공개모집에는 단 2명이 지원했다. 주 센터장과 역시 KT 출신인 박인수 전임 센터장이었다.
부산센터는 최근 조홍근 센터장을 재선임했다. 부산센터는 1차 공모에서 지원자가 조 센터장 밖에 없자 3일부터 재공모를 했다. 하지만 지원자가 1명이 느는데 그쳤고 결국 조센터장을 연임시키기로 결정했다.
지난 1일부터 열흘간 진행한 경북센터장 공모에서도 지원자가 김진한 현 센터장 1명뿐이었다. 경북센터는 지난 15일부터 일주일간 재공모를 거쳐 김 센터장을 재선임하기로 하고 미래창조과학부에 승인을 요청한 상태다.
평균 1억1,500만원에 이르는 높은 연봉과 2, 3년의 보장된 임기에도 불구하고 센터장 채용에 어려움이 따르는 것은 창조경제센터의 불안한 미래 때문이다.
창조경제센터는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 정책의 핵심 사업으로 추진해왔다. 이 사업은 최순실 게이트 핵심 인물인 차은택 광고감독 측근이 대표로 있는 유라이크커뮤니케이션즈가 설립 1개월 만에 전국 혁신센터의 홈페이지 구축 사업을 수의계약으로 따내는 등 최씨와도 무관하지 않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창조경제센터와 연계한 예산 삭감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전국 지방자치단체들도 관련 예산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서울시는 내년도 창조경제센터 예산 20억원을 전액 편성 철회했다. 경기도는 절반(7억5,000만원)을 잘랐고 10억원의 예산 전액을 삭감한 전남도는 제2센터 개소식도 못하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내년 창조경제센터 관련 예산 심의를 앞둔 시ㆍ도도 있어 삭감되는 곳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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