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자 징계위원회 연기에
사장퇴진 결의 취소로 화답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파업주동자 징계를 미뤘고, 철도노조는 사장 퇴진 투쟁을 취소했다. 강 대 강 대립으로 60일이 넘어선 철도 파업에 해결의 실마리가 될지 주목된다.
27일 코레일과 철도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다음달 2일까지 순차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던 파업주동자 대상 징계위원회를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향후 일정은 노사 간 협상 진척 상황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징계위원회는 이달 10~18일 예정했다 연기한 징계절차의 후속 조치다.
코레일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 의원들의 제언을 존중하고 징계대상자들에게 충분한 소명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징계위원회를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달 21일 야3당 의원들은 국정 정상화 이후 성과연봉제 도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사측에 징계절차 유보를, 노측에 파업 유보를 요청한 바 있다.
철도노조도 화답했다. 홍순만 코레일 사장 퇴진 투쟁을 안건으로 내세웠던 확대간부규탄결의대회를 취소한 것이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코레일이 10~18일에 이어 이번까지 두 차례나 징계위원회를 연기한 건 처음”이라며 “사측이 신중한 입장을 취하며 협상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측이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한발씩 물러나면서 물밑 접촉도 재개되고 있다. 노사 실무진들은 20일부터 두 차례에 걸쳐 서울 코레일 사옥에서 회의를 가지기도 했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성과연봉제 등 쟁점에 대한 논의는 없었지만) 열차 안전운행 등 실무자들이 나눌 수 있는 주제의 대화는 최대한 나누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코레일 관계자 역시 “대화의 물꼬가 트인 만큼 사태가 조만간 해결될 것이라는 희망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철도노조는 내부 논의를 거쳐 이르면 이달 중 파업 관련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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