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대통령이 지시해 만나” 해명
“일면식 없다” 기존 주장과는 달라
車, 우병우 장모와 골프 친 것도 인정
최순실(60·구속기소)씨를 등에 업고 ‘문화계 황태자’로 군림해 온 차은택(47)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변호인을 통해 “최씨의 지시로 김종(55ㆍ구속)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등과 함께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공관에서 만났다”고 밝혔다. 김 전 실장이 최씨와 일면식도 없다고 부인하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차씨의 변호인인 김종민 변호사(법무법인 동인)는 27일 오후 서울중앙지검에서 취재진을 만나 “2014년 6~7월쯤 청와대 비서실장 공관에서 당시 김 비서실장, 김 차관, 정성근 문체부 장관 내정자를 만난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최씨가 ‘어디를 찾아가 봐라’고 지시해 갔더니 그곳이 청와대 비서실장 공관이었으며 김 전 차관 등이 이미 와 있었다”며 “그 곳에서 김 전 실장과 10분 정도 면담을 했다”고 털어놨다.
김 변호사는 “김 전 실장과 최씨가 서로 아는 사이라고 했나”라는 질문에는 “(차씨가) 그런 얘기는 하지 않았고, 어떤 경위로 연락이 됐는지는 모른다고 했다”고 답했다. 모임의 성격에 대해서는 “그냥 인사하는 자리 정도”라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이에 대해 “대통령이 만나보라고 해서 공관으로 (차씨를) 불러 만났다”고 언론을 통해 해명했다. 차씨를 만난 것은 인정하지만, 최씨와는 모르는 사이라는 설명이다.
김 변호사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장모인 김장자 삼남개발 회장, 최씨, 이화여대 교수 등과 차씨가 함께 골프를 친 사실도 “맞다”고 인정했다. 다만 “(차씨는) 우 전 수석을 알지 못하며 최씨가 골프자리를 제안한 걸로 추측한다”며 “모임의 성격과 대화내용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말했다.
한편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지검장)는 이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강요, 알선수재와 횡령 등의 혐의로 차씨를 구속기소하고,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포스코 계열 광고사 포레카의 김영수 전 대표, 최씨의 광고대행사 모스코스의 김홍탁 전 대표와 김모 전 이사도 함께 재판에 넘겼다.
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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