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 연구기관이 북한의 무인기를 격추할 목적으로 고출력 전자기펄스(EMP)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27일 전해졌다.
국방부 산하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최근 열린 2016 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EMP를 이용한 소형 무인기 대응 기술’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논문은 “지향성 EMP 기술은 특정방향으로 고출력의 EMP를 일정한 빔폭으로 발사해 목표물의 전자장치를 무력화하는 기술”이라며 “소형 무인기를 효과적으로 무력화시킬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논문은 “소형 무인기의 취약성 분석 연구와 전자기 펄스 발생기술을 융합하면 전자기 펄스를 이용한 소형 무인기 무력화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 기술을 우리 군의 소요 제기에 따른 연구는 아니며,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둔 연구 과제로서 다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기술은 우리뿐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분야로 꼽힌다. 미국 방산업체인 레이시온사는 고출력 EMP 기술의 하나인 고출력 마이크로파 기술을 이용해 드론을 무력화 시키는 ‘드론 킬러’를 개발했다. 또 독일 방산업체인 딜(DIEHL)사도 드론 무력화용 고출력 전자기파 장치를 개발했으며, 호주도 이런 방식의 드론 무력화 방안을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DD는 이 밖에도 ‘인공지능형 드론 행동·형상 탐지·인식 기술’ 과 ‘고출력 레이저’ 등 북한 무인기 전력을 무력화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 개발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군 당국의 이 같은 기술개발은 북한의 무인기 전력이 잠재적 위협 수준을 넘어섰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북한 무인기는 2014년 경기 파주와 백령도, 강원 삼척 등에서 처음 발견됐다. 이후 북한 무인기는 지난 1월 군사분계선(MDL)을 침범했으며, 지난해 8월 지뢰도발 사건으로 인한 남북 간 군사대치가 첨예했을 때도 남하 비행하는 등 우리 군이 즉각 대응키 어려운 위협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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