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석, 운전기사 녹취록 공개…"前 지방경찰청장에 봉투 전달"
"장시호 연대 입학전 아버지가 새벽에 학교방문…한 남성과 만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의 둘째 언니인 최순득 씨가 유명 연예인이나 경찰 고위직 간부 부인 등과 수시로 골프를 치면서 친분을 쌓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증언에는 최씨가 라디오 음악프로그램에 직접 전화를 걸어 선곡을 지시한 정황 등도 담겨 있어, 방송가에도 최씨의 영향력이 막대하게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최씨가 고위 경찰 간부에게 봉투를 전달했으며, 이 간부가 다른 고위직으로 옮긴 뒤 최씨를 빌딩 사무실로 찾아온 일도 있었다는 내용도 증언에 포함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송기석 의원은 27일 최순득씨의 집에서 1997년부터 1년여간 운전기사로 일했던 A씨의 증언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A씨는 녹취록에서 자신의 업무에 대해 "심부름을 하러 다녔고, 장시호(개명 전 장유진)를 태워 승마도 일주일에 두어 번 갔다. 최태민 묘에서 벌초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씨는 일주일에 세 번씩 지인들과 골프도 쳤다. 이름만 대면 아는 사람들"이라고 증언했다.
A씨는 "(골프 멤버에는) 탤런트들이 있었다. 매일 골프를 하고 놀러 다니는 것이 일이었다"며 "주로 친하게 지낸 것은 부부사이인 L과 S, N과 K 등이 있었다"고 구체적인 연예인들의 이름도 언급했다.
연예인들과의 친분에 대해서도 "(최씨의 지시를 받아) 방송국에도 심부름을 했는데 (봉투를) 누구누구에게 갖다 주라고 했다"고 말했다.
특히 A씨는 평소 친하게 지내던 방송인 C씨가 진행하는 모 방송사의 유명 라디오 프로그램을 지목, "(최씨가 라디오를 진행하는 연예인에게) 전화를 해서 '뭐 좀 틀어라'하면 그 노래를 실제로 틀더라. 전화를 하면 (그 연예인이) 전화를 받더라"라고 했다.
A씨는 "골프 멤버에는 전 지방경찰청장이었던 B씨의 부인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최씨가 부인 뿐 아니라 B씨와도 가깝게 지냈다면서 "(B씨가 지방경찰청장으로 재직하는 지역에) 가면 꼭 밥을 같이 먹고 그랬다"고 떠올렸다.
특히 A씨는 "B씨의 부속실에 봉투를 갖다 주라는 심부름도 몇 번 갔었다"며 "서류봉투 같았는데, 확실한 것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봉투 안에는 부탁하려는 것을 적어놨는지도 모르고, 수표도 끊어줄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A씨는 "나중에 B씨가 최씨의 사무실이 있는 빌딩에 한번 찾아왔는데, 사복을 입고 왔더라"라면서 "(지방경찰청장직에서) 잘렸다고 들었는데, 수행한 운전기사 얘기를 들어보니 다른 고위직으로 옮겼다더라"라고 떠올리기도 했다.
B씨는 지금도 정부직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송 의원실 측은 덧붙였다.
당시 최씨 일가의 재산수준에 대한 증언도 나왔다.
A씨는 "최씨의 차종은 벤츠였고, 남편인 장석칠씨의 차종은 BMW였다"며 "돈이 많았다. 딸 유진이(장시호 씨)도 말이 세마리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파트도 있고, 10층 정도 하는 빌딩도 있었다"며 "지금 기준으로 보면 1천억대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언론에서 나오는대로, 육영수 여사가 돌아가시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접근을 해서 돈을 긁어서 가져갔다는 것이 95%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장시호 씨의 대입 특혜 의혹에 대한 증언도 이어졌다.
A씨는 "장씨의 아버지인 장석칠 씨가 (수능이 끝나고서) 11월 어느날 새벽 5시에 나오라고 하더라. 압구정에서 연세대로 가자고 하더라"라면서 "연대 교내 벤치에서 어떤 남자를 만났다"고 했다.
그는 "커피를 사오라고 해서 갖다 주며 둘의 대화를 들었더니, 둘이 반말로 15분~20분 얘기를 하더라"라고 떠올렸다.
그는 "장씨가 뭔가를 전달해주거나 하는 것은 보지 못했다"면서도 "왜 새벽에 가서 그 사람을 건물 바깥에서 만나나 (이상하게 생각했다)"고 전했다.
또 막상 장시호 씨가 1998학년도 신입생으로 연대에 합격했지만 A씨는 이 사실을 듣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나중에 신문을 보고 연대 입학 사실을 알았다. 당시에는 아무도 그런 얘기를 안해서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씨가 1998년에도 승마는 일주일에 두어번씩 계속 갔다. 대회는 조그만 대회에만 나갔다"고 떠올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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