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까지 판매량 2800여대 그쳐
충전 인프라 부족에 제자리 걸음
글로벌 시장 53%↑성장과 대조
국내 전기차 시장이 지지부진하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이 고속 질주하고 있는데도 한국 시장만 인프라 부족에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2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1~10월 국내 친환경차 판매량은 총 5만3,63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3만2,745대)에 비해 63.8%나 증가했다. 이중 전기 배터리와 내연 기관을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차량이 전년동기대비 68.1% 늘어난 5만544대로, 전체 친환경차 판매의 94%를 차지했다. 반면 순수 전기차는 2,896대가 판매되며 지난해 같은 기간(2,586대)에 비해 12%(310대) 증가하는 데에 그쳤다. 수소전기차와 충전식(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PHEV)의 판매량도 191대에 머물렀다.
이는 세계적인 흐름과도 맞지 않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EV 볼룸스 조사 결과에 따르면 1~3분기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PHEV 포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증가한 51만8,000대에 달했다.
국내 전기차 시장을 이끌고 있는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성적도 신통치 않았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191㎞로 국내에 출시된 전기차 중 가장 길지만 지난 6월 출시 이후 4개월간 1,480대 판매에 그쳤다. 올해 판매 목표 4,000대를 채우기는 힘들어 보인다. 기아차 쏘울 EV나 르노삼성자동차의 SM3 전기차도 판매량이 400~500대에 불과했다. 수입 전기차는 같은 기간 417대에서 221대로 오히려 줄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 미미한 데는 충전에 대한 불안감 탓이 크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300㎞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충전 인프라 부족은 전기차 구매의 가장 큰 부담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은 내년 정부의 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 성과가 가시화하고, 테슬라 모델S와 한국GM의 볼트 EV 등 주행거리가 긴 전기차가 등장한 후에야 본격적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