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가 26일 5차 촛불집회 현장에서 두 차례 서명운동을 벌이며 정권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였다. 그는 내달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예산안은 물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까지 동시에 처리해 정국 혼란을 최대한 빠르게 수습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안 전 공동대표는 이날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 및 문화제에 참석한 뒤 청계광장 소라탑 앞에서 대통령 퇴진 촉구 서명운동을 밤 늦게까지 진행했다. 앞서 안 전 대표는 국민의당의 당원 보고대회가 열리기 전인 오후 3시30분에도 같은 장소에서 촛불집회 참석자들을 상대로 서명운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는 서명운동 과정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 처리를 더 늦추는 건 있을 수 없다”며 “예산안과 탄핵안이 동시에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산안 처리가 예정된 내달 2일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안도 동시에 처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국민의당 지도부 역시 2일 탄핵안 처리를 당론으로 잡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탄핵 시기를 늦추자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에 대해선 “시간이 갈수록 우리나라는 경제컨트롤타워, 외교컨트롤타워 없이 표류하고 있다”며 “하루하루 그냥 넘어갈수록 국익에 막대한 손실이 초래되고 있다. 하루빨리 이 사안을 매듭지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일각에서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면 개헌 논의에 바로 착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에 대해선 “지금은 탄핵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탄핵이 제대로 표결에 부쳐질지, 200명 이상이 찬성할지, 헌법재판소에서 제대로 판결할지 정말 매번 고비다. 이를 헤쳐나가기 위해 어느 정파가 주도하기보다 모두 뜻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앞서 이날 종로 무교동사거리 인근에서 열린 당 주최 ‘박근혜 퇴진 당원보고대회’에선 “세상이 바뀌는 것을 막고 개인 욕심을 취하는 기득권정치를 깨부술 때가 바로 지금”이라며 “참담한 상황에서도 희망이 있고 바닥을 쳤을 때 바로 솟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공무원을 개인 비서처럼, 대한민국 국가기관을 개인 회사처럼, 대한민국 재산을 개인 돈처럼 쓴 것이 이번 사건의 본질”이라며 “공공기관뿐 아니라 학교, 사법체계, 회사에 이르기까지 뿌리부터 썩었다. 1970년대 정경유착이 21세기 대한민국에 그대로 살아있다”고 주장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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