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동원령 불구 전국서 500여 명
'종북세력척결ㆍ난동세력 진압' 구호
취재진 경계… '평화' 강조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을 비롯한 전국 보수단체 회원 500여 명이 26일 오후 1시부터 대구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 주차빌딩 앞에서 촛불 맞불집회를 열었다. 박사모가 총동원령을 내려 1,000명 가량 참가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궂은 날씨 탓인지 절반 가량밖에 오지 않았다.
이들은 태극기와 '종북세력척결' '대통령 하야반대' '난동세력 진압하라' '국가안보 허무는 선동언론, 정치인 척결' 등의 종이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또 한 켠에선 A4용지에 '하야반대' 서명을 받기도 했다.
집회를 마친 회원들은 서문시장에서 큰장네거리-동산네거리-서성네거리-중앙네거리를 지나 만경관 앞에서 서문시장으로 되돌아오는 약 2.5㎞ 가량 가두행진을 하고 해산했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중앙네거리-반월당네거리 사이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선 '박근혜 퇴진 대구비상시국회의' 주최로 '박근혜 퇴진 제4차 대구시국대회'가 열리고 있었지만 동선이 겹치지 않아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박사모 측은 지난 19일 서울역 앞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하야 반대 집회' 때 일부 회원들의 취재진 폭행으로 여론이 더욱 악화한 것을 의식한 탓인지 '평화'를 연이어 외쳤다. 한 연사는 무대 위에 올라 "절대로 좌빨과 부딪치면 안됩니다. 때리면 맞아 주이소. 내가 다 책임질테니"라며 열변을 토하기도 했다.
이들은 세간의 싸늘한 시선을 의식한 탓인지 취재진의 인터뷰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타지에서 온 나이 많은 회원들을 취재하려고 하자 젊은 회원들이 와서 취재를 막으며 다급하게 끌고 가기도 했다. 또 일부 젊은 기자들에게는 '종북' 등을 언급하며 호통을 쳤다.
박사모는 지난 22일부터 포털 다음 카페를 통해 대구집회 총동원령을 내렸다.
서문시장은 박근혜 대통령에겐 정치적 고향이나 마찬가지인 곳이다. 고비 때마다 서문시장을 방문했고, 두세 가게 건너 박 대통령 사진이 걸려 있던 곳이다. 하지만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26일 현재까지 사진을 걸어 둔 가게는 단 한 곳 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나머지 가게는 사진을 떼어 내거나 종이로 가려둔 상태다.
글ㆍ사진 대구=배유미기자 yu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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