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남구에 사는 박영희(18·가명)양은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위해 여의사 산부인과를 찾았다. 하지만 교복을 입고 산부인과에 가려고 하니 입구에서부터 불편한 시선이 느껴졌다. 산부인과 인식이 임신이나 출산을 위주다 보니 교복을 입고 가는 것 자체가 꺼림칙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이애현 산부인과 전문의는 “산부인과는 생리불순, 생리통, 자궁난소 양성종양 관련 질병이나 여성 암 등의 다양한 진료를 한다”며 “산부인과는 곧 출산이라는 인식 때문에 많은 여성이 여성건강을 챙길 기회를 잃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산부인과의 ‘심리적 문턱’이 높다. 편견 때문에 미혼여성들에게는 편하게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얼마 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미혼 여성의 82.4%가 ‘산부인과 내원이 꺼려진다’ 고 말했다. 또 청소년의 62.3%가 산부인과에 가는 것을 꺼린다고 한다.
여성건강검진의 기본은 산부인과
여성들의 기본적인 건강검진을 산부인과에서 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초음파, 자궁경부검사 등이 있다. 이를 통해 여성 질환의 조기진단이 가능하다. 또 미혼 여성의 경우 기본적인 산부인과 검진과 내과 검진을 동시에 할 수 있다. 빈혈 검사, 소변검사, 갑상샘 외 기타 혈액검사 및 자궁경부암의 중요 인자로 알려진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검사 등이 가능하다. 기혼 여성의 경우 가임 능력을 확인하는 난소 검사, 임신 관련 호르몬 검사 및 암표 지자 검사 등이 산부인과에서 검진할 수 있다.
성 문제도 빼놓을 수 없어
최근 개방된 성문화로 인한 여성들의 성적 고민도 빼놓을 수 없는 진료과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 불편한 부부관계나 생식기 문제를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해결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대표적인 증상으로 소음순과 질 성형이 있다. 외부에 보이는 소음순의 크기나 형태 때문에 고민일 경우 레이저를 이용한 절제술로 콤플렉스를 벗어버릴 수 있다. 또 출산 후 부부관계에 자신감을 잃어버린 경우 다양한 방법으로 개선할 수 있다.
이 산부인과 전문의는 “산부인과는 여성의 건강검진부터 여성 질환, 성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곳이다”며 “산부인과의 문턱을 스스로 낮추고 적극적인 검진과 치료를 받는 것이 여성들의 건강을 지키는 제일 나은 방법이다”고 말했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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