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신씨의 입원 거부도 고려”
가수 고 신해철의 수술을 집도한 병원장에게 1심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동부지법 형사11부(부장 이상윤)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기소된 강세훈(46) 전 스카이병원장에게 금고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강씨는 2014년 10월 신씨에게 복강경을 이용한 위장관유착박리술과 위 축소 수술을 집도했다가 심낭 천공을 일으켜 사망케 한 혐의로 기소됐다. 신씨는 수술 이후 복막염과 패혈증 등 부작용을 호소하다 같은 달 27일 숨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심낭에 천공이 생겼더라도 신씨 사망과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하나 소장 내용물이 천공을 타고 흘러 복강과 심낭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다발성장기부전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수술 3일 후 신씨가 통증을 호소할 때 복막염 가능성을 적극 진단하고 강제 입원시켜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강 전 원장이 “복막염 발생을 염두에 두고 신씨에게 관련 검사를 위한 입원을 지시하는 등 충분하지는 않지만 노력을 했다”며 실형 선고는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신씨가 당일 입원 지시를 따르지 않고 임의 퇴원한 점도 양형에 고려됐다.
신씨 유족 측은 예상보다 낮은 형량에 불만을 드러냈다. 신씨 부인 윤원희씨는 판결 직후 “형량이 부당하고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 많아 항소심 법원이나 검찰에 항소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 의료전문 변호사는 “통상 피해자 측과 합의가 안되면 법원은 1심에서 실형을 선고하는데 신씨의 지시 미이행을 이유로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은 국민 법 감정에서 다소 벗어난 결과”라고 지적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