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61.5%-> 64.5%로 늘고
매출도 29억달러로 22.4% 증가
전체 매출 증가율 훨씬 웃돌아
기술 우위 따른 압도적 1위
“내년에도 공급 부족 전망에
당분간 실적 호조세 이어질 듯”
삼성전자가 전 세계 모바일 D램 반도체 시장에서 점유율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모바일 D램은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탑재되는 데이터 저장용 반도체로, 전체 D램 시장의 40% 안팎을 차지하고 있다.
25일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모바일 D램 매출은 29억6,000만달러(약 3조4,810억원)로 2분기(24억1,800만달러)보다 22.4%나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매출 증가율은 같인 기간 모바일 D램 시장 전체의 매출 증가율(16.8%)을 웃도는 것이다. 경쟁업체인 매출 2위 SK하이닉스(6.0%), 3위 미국 마이크론(8.3%)의 증가율과 비교해도 월등히 높다.
삼성전자의 모바일 D램 시장 점유율도 같은 기간 61.5%에서 64.5%로 올라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각각 전 분기보다 2.3%포인트, 0.8%포인트씩 하락한 22.8%와 10.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3분기 삼성전자의 모바일 D램 매출이 증가한 것은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가 잇따르고 스마트폰 1대당 D램 용량도 커졌기 때문이다. 애플과 화웨이, 오포, 비보 등 중국 업체들은 3분기에 전략 스마트폰을 줄줄이 내놓았다. 주로 1기가바이트(GB)나 2GB가 탑재됐던 기기당 메모리 용량도 최근에는 4GB가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메모리는 용량이 높을수록 속도가 빠르고 안정적이지만 가격도 높아진다. 반도체 생산 업체들의 수익성은 향상될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유독 삼성전자의 매출 증가율이 높게 나타난 것은 기술력의 우위 때문으로 풀이된다. D램익스체인지는 “삼성은 PC용 D램보다 모바일 D램 생산이 더 많고, 첨단 미세공정인 20나노미터(㎚ㆍ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제품의 생산 안정성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2014년부터 20나노미터 제품 생산을 시작한 반면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이제 막 걸음을 뗀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세계 최초로 2GB D램 4개를 묶은 8GB D램까지 공급하기 시작하며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최근 모바일 D램의 수요 증가는 D램 시장 전체의 호황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D램 수요를 맞추기 위해 업체들이 PC용 D램 생산을 줄인 결과 PC용 D램의 공급이 부족해져 가격이 상승하는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2014년 11월부터 하락하기만 했던 D램 가격이 지난 6월 바닥을 찍고 다시 오르기 시작한 이유다.
D램 가격 상승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김민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개 업체의 D램 시장 과점 구도가 견고하고 세 업체는 당분간 생산량을 늘릴 계획도 없다”며 “공급 부족 현상이 2017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체 D램 시장의 75%를 점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호조세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이야기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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