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수리온 입찰 배제 논란에도 수의계약 강행…“안전규격 원칙 따라”
서울시가 2018년까지 목표로 추진 중인 노후 소방헬기 1대 교체 작업을 외국업체와 수의계약으로 진행한다고 25일 밝혔다. 일부에서 국산 기동헬기 수리온 입찰 배제를 놓고 의혹을 제기하는 것과 관련해 “안전규격에 따른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서울시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시는 이탈리아 아구스타웨스트랜드(AW)사를 대상으로 수의계약 사전단계인 적격심사를 마쳤다. AW사는 8월 입찰공고 후 지난달과 이달 두 차례 단독 응찰로 수의계약 대상자가 됐다.
시 산하 소방항공대는 현재 14인승 헬기 2대와 7인승 헬기 1대를 운영하고 있다. 시는 이 중 1990년 도입한 7인승 헬기 1대가 노후화돼 사업비 350억원을 들여 교체를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소방헬기 교체 기본계획을 세웠다. 입찰 규격은 자문회의와 시도항공대 의견조회, 규격서 심의회를 통해 국토교통부 형식증명, 카테고리A, 탑승인원 18인승 이상, 항속거리 800㎞를 채택했다.
형식증명은 국토교통부가 항공기의 강도ㆍ구조ㆍ성능 등이 정해진 항공기 기술기준에 맞게 설계됐는지 인증하는 증서다. 카테고리A는 엔진 하나만으로도 안전하게 비행을 계속할 수 있는 성능이다. 국제민간항공협약에 따라 국제민간항공기구가 제시하는 국제표준에 따르면 도심에서 운항하는 헬기는 카테고리A 성능이 필요하다.
또 기존 헬기 크기가 작아서 전문응급처치가 곤란하고 환자 1명만 이송할 수 있는 단점을 해소하기 위해 탑승인원 18인승 이상을 규격으로 정했다.
이에 따라 소방본부는 국산 수리온이 규격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형식증명과 카테고리 A 규격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고 최대항속거리는 650㎞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서울시가 특정 업체를 밀어주기 위해 규격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세운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권순경 시 소방재난본부장은 “노후헬기를 교체하며 불편사항도 개선해보자고 한 것”이라며 “규격을 임의로 정한 것이 아니고 기장 등 실수요 부서 의견을 듣고 외부 전문가들의 심의를 받아 정했다”고 강조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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