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한 선수 4명 불구속 기소
여자 수영 국가대표 탈의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로 남자 수영선수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형사2부(부장 이선봉)는 25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전 국가대표 정모(24)씨 등 수영선수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정씨는 2009∼13년 6차례에 걸쳐 여자 선수들의 탈의 장면을 몰래 촬영한 혐의다. 정씨는 여자 수영선수 탈의실에 자신이 구입한 만년필 형태의 몰래카메라를 선반 위에 미리 올려놓는 수법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2009년과 2010년에는 경기도내 한 체육고교에서, 2013년에는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범행했다.
검찰은 정씨가 범행 때마다 적게는 1명에서 많게는 3명의 다른 남자 선수들과 공모했다고 전했다. 이들 가운데에는 현직 국가대표인 최모(26)씨도 포함됐다. 최씨는 정씨와 진천선수촌에서 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씨 등은 “몰래카메라를 직접 설치한 사실이 없고, 정씨가 설치하는 동안 탈의실 밖에서 망을 보는 등 돕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정씨는 지인에게 자신의 노트북에 있는 몰래카메라 영상을 보여줬다가 지인이 이 사실을 수사기관에 알리면서 꼬리가 잡혔다. 검찰은 정씨가 촬영한 영상을 직접 확보하는 데는 실패했다. 다만, 영상을 본 정씨 지인 등의 진술을 근거로 피해 여자 선수가 3명인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영상을 확보하지는 못했지만, 주범 정씨가 범행을 인정했고 영상을 본 사람들이 있어 처벌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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