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가계의 경제심리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수준까지 추락했다. 가계의 심리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내수 위축도 더 심화될 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5.8로 지난달보다 6.1포인트 급락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월(94.2) 이후 7년7개월만에 최저치다.
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항목 6개가 모두 전달보다 악화됐다. 6개월 전과 비교해 현 경기수준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현재경기판단 지수는 10월 72에서 11월 60으로 12포인트나 떨어지면서 2009년 3월(34) 이후 7년 8개월만에 가장 낮았다. 6개월 뒤 경기전망을 보여주는 향후경기전망 지수도 2009년 3월(64)과 같은 64로, 지난달보다 16포인트나 하락했다.
가계의 현재 재정상황과 전망을 보여주는 항목인 현재생활형편(92→90), 생활형편전망(98→93), 가계수입전망(101→98), 소비지출전망(107→106) 등 4대 지수도 모두 악화했다. 반면 가계부채는 악화일로다. 현재가계부채(105→106)와 가계부채전망(98→100) 지수 모두 상승했다.
이달 가계의 경제상황 인식이 크게 악화한 것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등 예상치 못한 국내외 정치적 요인들이 경제 불확실성을 키운 영향이 적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가뜩이나 불안한 경제상황에서 가계의 경제심리마저 위축되면 지갑을 더 꽉 닫으면서 내수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지원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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