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자심리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수준으로 추락했다. 온 나라를 뒤흔든 ‘최순실 게이트’와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 등이 주 원인으로 지목된다. 소비자들은 불요불급한 지출을 줄일 것으로 예상돼 내년 초까지 심각한 소비절벽이 나타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6년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지난달(101.9)보다 6.1포인트나 급락한 95.8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 11∼18일 전국 도시의 2,2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고, 2,056가구가 응답했다.
이달 CCSI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월 94.2를 기록한 이후 7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CCSI가 장기평균인 100 밑으로 떨어진 것도 지난 6월(98.8) 이후 5개월 만이다.
CCSI는 올해 5월 99.2에서 6월 98.8로 내려갔다 7월 100.9, 8월 101.8로 상승했지만 9월에는 101.7, 10월 101.9로 보합권을 유지해왔다.
CCSI가 기준선(2003∼2015년 평균치)인 100을 넘으면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 심리가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이란 것을 의미한다.
부문별로도 소비자들이 인식하는 경기상황과 경기전망은 급격히 악화했다. 생활형편, 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등도 일제히 위축됐다.
11월 현재경기판단 CSI는 60으로 지난달(72)보다 12포인트가 떨어졌다. 2009년 3월(34) 이래 7년 8개월 만에 최저다.
향후경기전망 CSI는 10월(80)에 비해 16포인트가 하락해 2009년 3월(64)과 같은 64로 내려갔다. 소비자들의 체감 경기가 금융위기 직후와 비슷한 수준이고, 6개월 뒤의 경기도 현 상황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이밖에 11월 현재생활형편 CSI는 10월보다 2포인트 떨어진 90, 소비지출전망 CSI도 전달대비 1포인트 하락한 106이다. 소비지출전망 중에선 내구재(91)와 의류비(98)가 4포인트씩 내린 것을 비롯해 외식비(-3포인트), 여행비(-3포인트), 의료ㆍ보건비(-1포인트), 교양ㆍ오락ㆍ문화비(-2포인트) 등이 모두 떨어졌다.
여기에 주택가격전망 CSI는 107로 지난달에 비해 7포인트 떨어졌고, 취업기회전망 CSI는 11포인트나 하락한 68로 집계됐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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