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공조 포석 국민의당 ‘선 총리’ 철회한 데 대한 호응
‘유일호 체제’ 불만 여론 높은 여권과의 추후 협상 카드용
“그 나물에 그 밥” 비토 여론 적지 않아 청문회까지 난망
더불어민주당이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는 버리는 대신 임종룡 경제부총리 후보자 카드는 살리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앞서 국민의당은 비상시국임을 감안해 경제 수장 교체만이라도 논의 해보자고 제안해왔지만, 민주당은 대통령 퇴진이 전제돼야 한다며 거부했었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24일 정책조정회의에서 국회 추천 총리 문제는 더 이상 검토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경제부총리에 대해선 “어떤 식으로 정리하는 게 바람직한지 야3당과 상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기류 변화는 탄핵 정국에서 야권 공조를 위한 포석 차원이다.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는 “어제 국민의당이 ‘선 총리’입장 철회로 한 발 양보했으니, 우리도 경제부총리 카드에 호응한 것”이라고 말했다. 원내 핵심 관계자도 “야권 내 이견이 있는 부분을 털어버리고 혼선을 줄여야 탄핵 정국에서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탄핵 정국에서 여야 관계를 관리할 카드로 쓰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여당은 물론 관료사회에서 무기력한 유일호 경제부총리 체제 교체 요구가 큰 만큼, 야권이 임종룡을 살려두며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내에 임 후보자 역시 조선ㆍ해운사업 구조조정 실패 책임이 있다며 비토 여론이 적지 않아 임명 절차는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야당 중진 의원은 “유일호나 임종룡이나 ‘그 나물에 그 밥’ 아니냐”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에 따라 경제부총리 임명을 위한 ‘원포인트 청문회’가 당장 열릴 것 같지는 않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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