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SK커뮤니케이션즈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다. 네이트, 싸이월드 등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 SK커뮤니케이션즈의 역량을 적극 활용, 통신사업에서 통합 플랫폼 사업자로의 전환을 진행 중인 전략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게 SK텔레콤의 계획이다.
SK텔레콤은 24일 이사회를 열고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SK커뮤니케이션즈의 완전자회사 편입 안건을 결의했다. 지난해 10월 SK플래닛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64.54%를 사들인 데 이어 남은 지분까지 모두 취득한다는 내용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싸이월드를 운영하다 지난해 7월 전재완 전 프리챌 창업자에 매각했다. 현재 포털사이트 네이트와 메신저 네이트온, 사진 애플리케이션 싸이메라 등을 운영 중이다.
이번 주식 교환 비율은 1대 0.0125970으로, 소액주주의 보유 지분 전량이 현금으로 교환된다. 교환가격은 1주당 2,814원이다. 이를 원하지 않는 SK커뮤니케이션즈 주주는 다음달 20일부터 내년 1월3일까지 반대의사를 접수한 뒤 2017년 1월4~24일 1주당 2,956원에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주식교환이 내년 1월 SK텔레콤 이사회와 SK커뮤니케이션즈 주주총회에서 최종 승인되면 2월 주식교환 종류 후 SK커뮤니케이션즈는 상장폐지된다.
SK텔레콤은 작년 초 차세대 플랫폼 업체로 성장하겠다는 방향성을 세웠다. 크게 생활가치, 미디어, 사물인터넷 등 3대 플랫폼 역량 강화에 나서겠다면서 자회사들의 사업영역도 지속적으로 조정해 왔다. SK플래닛에게는 커머스 부문에 집중하도록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와 OK캐쉬백 등 유통 사업을 맡겼고, SK브로드밴드에는 SK플래닛이 운영하던 모바일 영상 서비스 ‘호핀’을 내줬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커뮤니케이션즈가 운영했던 싸이월드와 네이트는 천만 단위의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됐던 서비스들”이라며 “SK커뮤니케이션즈의 사업 역량을 활용하면 차세대 플랫폼 사업 추진이 더욱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SK커뮤니케이션즈가 ‘만년 적자’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지분 인수로 편입된 지 1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뚜렷한 역할이 없는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2012~2015년 4년 연속 적자로 이미 관리종목 지정 대상에 해당된다. 올해도 1~3분기 적자행진이 이어져 누적 영업손실액 76억원을 기록했고, 4분기에도 뚜렷한 실적 반등 요소가 없어 상장폐지 심사가 예상되던 터였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이 지분 100% 보유 후 본격적으로 사업 조정을 추진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더구나 SK커뮤니케이션즈는 작년 9월말 엔터테인먼트 기업 IHQ가 지분 51%를 매입하려다 대주주 반대로 불발된 경험도 있다. SK텔레콤 자회사로 편입되게 된 결정적 계기이기도 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SK텔레콤이 모회사이긴 했지만 지분을 100% 보유한 건 아니었기 때문에 SK커뮤니케이션즈가 제자리를 찾는 데 시간이 걸리는 측면이 있었다”며 “싸이메라가 글로벌 다운로드 2억건을 돌파하는 등 플랫폼 사업을 이어갈 가입자 규모는 확보하고 있는 만큼 향후 역할 및 방향성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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