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까지 525만9,669명(영화진흥위원회 집계)을 모은 할리우드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는 마블이 일군 또 하나의 흥행작이다. 마블 브랜드와 스타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만남이 흥행몰이의 일등공신이나 컴퓨터 그래픽(CG) 등 특수효과의 공을 무시할 수 없다.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은 풍부한 볼거리가 흥행의 한 축을 맡았다.
특히 뉴욕과 런던 등 거대 도시가 조각조각 분절되었다가 새롭게 구성되는 장면이 관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고층 건물이 느닷없이 기울거나 접히기도 하고, 엉망으로 망가졌던 도시가 다시 제 모습을 찾아가기도 하는 등 새로운 차원의 영상이 이전 마블 영화와 대별된다. 시공간에 구애 받지 않는 유체이탈과 염력, 차원 이동 등도 특수효과에 기대 신선함을 더했다. 도시 전체가 여러 방향으로 왜곡되는 장면을 찍기 위해 1,450개의 시각 효과가 사용됐고, 제작비는 1억 6,500만달러나 들었다. 영화 ‘인셉션’과 ‘매트릭스’ 시리즈 등에서 볼 수 있었던 CG 효과가 집약된 듯이 화려하다.
시각효과 감독 스테판 세레티는 최근 미국 연예전문지 할리우드 리포터와의 인터뷰에서 “‘해리 포터’ 시리즈나 다른 마법 영화들에서 이미 봤던 종류의 마법을 구현하고 싶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일상적인 삶의 면면들을 자연스럽지 않은, 조금 다른 방식으로 표현해내는 것이 중요한 과제였다”는 것이다. 그는 “뉴욕과 런던을 매우 정확하게, 완전히 디지털화 하여 컴퓨터로 재창조하는 작업을 해야 했다”며 고도의 CG 작업이 필요했음을 밝혔다.
시공간을 변형시키는 등 기존의 마블 영화들과 결이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이 필요하기도 했다. 또 다른 시각효과 감독 빈스 시렐리는 “뒤틀리고 움직이는 변화무쌍한 빌딩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양의 디지털 정보를 다뤄야 했고, 이를 조작할 수 있어야 했다”며 “이 때문에 새롭게 개발된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새로운 방식으로 데이터를 처리했다”고 덧붙였다. 컴버배치가 유체이탈을 경험하는 장면을 위해서는 페이셜 애니메이션 기법도 필요했다. 배우의 움직임을 캡처해서 CG 버전의 컴버배치를 만들어내는 식이었다.
영화 속에 등장한 악역 도르마무는 컴버배치의 연기를 통해 CG로 제작된 캐릭터다. 컴버배치가 그의 표정과 목소리, 동작들을 활용하는 게 어떠냐는 제안을 먼저 했다고. 주인공 닥터 스트레인지를 연기한 컴버배치가 1인 2역을 맡은 셈이다.
최유경 인턴기자 (이화여대 언론정보학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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